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2022-02-16 13:3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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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이 고객에게 맞춤형 경험을 제공하는 디지털 기술 기반의 미용기기를 선보이고 있다.
LG생활건강의 주력인 뷰티사업은 최근 점점 더 심해지는 경쟁과 코로나19 등의 요인으로 인해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뷰티사업의 ‘디지털 전환’이 새로운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맞춤형 염모제 시스템 LG CHI 컬러마스터(Color Master). < LG생활건강 >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 제품에서 디지털 기술의 활용 범위가 점점 더 넓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표적으로 최근 미국시장에 선보인 인공지능(AI) 기반 맞춤형 염모제 시스템 ‘LG CHI 컬러마스터(Color Master)’가 있다.
LG CHI 컬러마스터는 LG생활건강과 미국 헤어케어 전문기업 파루크(Farouk Systems)가 함께 개발한 제품이다. 염색 시술을 받는 소비자가 원하는 색상의 염모제를 2분 안에 맞춤형으로 만들어준다. 색상을 3만 종 이상 구현할 수 있다. 증각현실(AR) 기술을 기반으로 염색 후 모습을 예측해 보여주기도 한다.
LG생활건강은 먼저 미국 헤어숍 100여 곳에 LG CHI 컬러마스터를 설치했다. 앞으로 캐나다와 유럽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혀 공급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LG생활건강이 준비하는 미니 타투 프린터 ‘프린틀리(Printly)’도 소비자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프린틀리는 한 손에 쥘 수 있는 크기로 개발됐다. 기기와 연결된 전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선택한 이미지를 바로 피부에 인쇄하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피부 화장용 식물성 잉크를 사용해 피부 부담도 줄였다.
프린틀리는 LG CHI 컬러마스터와 마찬가지로 북미시장을 먼저 공략하게 된다. 올해 4분기부터 북미에 출시된 뒤 순차적으로 한국 등에 선보일 것으로 예정됐다.
LG CHI 컬러마스터와 프린틀리는 기존 미용기기들과 비교해 소비자의 욕구를 맞춤형으로 충족시키는 데 특화한 제품으로 분석된다.
최근 글로벌 소비 주체인 젊은 세대들은 개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는 만큼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한 맞춤형 제품에 대한 수요는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물론 그동안 LG생활건강에 미용기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LG생활건강은 자체 미용기기 브랜드 CNP Rx 등을 통해 마사지기와 피부관리기 등 신제품을 계속 출시해왔다. 다만 이런 기기들은 정해진 패턴으로밖에 사용할 수 없다는 점에서 소비자의 자유도를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LG생활건강이 소비자에게 ‘고객감동’을 주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찾는 까닭이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이사 부회장은 앞서 1월 신년사에서 “글로벌 경제에서 이미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되어 고객의 삶 전반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디지털 시장에서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며 “고객을 세밀하게 이해하고 고객에 맞는 제품으로 차별화하여 전에 느끼지 못했던 감동적인 경험을 고객에게 선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 미니 타투 프린터 프린틀리(Printly). < LG생활건강 >
맞춤형 염모제 시스템과 타투 프린터라는 분야가 경쟁 제품이 적은 ‘블루오션’이라는 점도 향후 경쟁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타투 프린터의 경우에는 여러 중소기업 제품이 난립하고 있지만 LG생활건강과 같은 대기업이 시장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파악된다. 맞춤형 염모제 시스템은 비슷한 사례를 찾기 어렵다.
디지털 기술 기반의 미용기기가 벽을 맞이한 LG생활건강의 뷰티사업에 새로운 활력소로 작용할 수 있는 셈이다.
LG생활건강은 2021년 매출 8조915억 원, 영업이익 1조2896억 원을 거둬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17년 연속 성장했다. 다만 분기별로 보면 2021년 4분기 들어서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실적이 감소했다. 특히 뷰티사업에서 화장품 중국 매출 및 면세 매출이 둔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하누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의 2021년 중국 화장품시장 점유율은 진출 이래 최초로 하락했다”며 “(뷰티사업의) 확장 여력이 제한적이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