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반도체업황이 전기차 출시 확대와 서버시장 성장, IT제품 수요 증가에 힘입어 2023년까지 호황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반도체시장 점유율 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요 증가에 가장 수혜를 보며 내년까지 실적 증가세를 이어갈 공산이 크다.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반도체 이미지. |
시장 조사기관 IC인사이츠는 14일 전자전문매체 더레지스터를 통해 “다음 반도체업황 침체기는 2024년이 돼서야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 전까지는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반도체 수요 증가 및 가격 상승, 반도체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의 사이클 주기가 매우 길어졌다는 의미다.
IC인사이츠는 2022~2023년이 반도체 호황기, 2024년이 침체기, 2025~2026년이 호황기로 나타날 것이라며 전체적으로 보면 꾸준한 시장 성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도체업황에 주기적으로 침체기가 찾아오는 이유는 호황기가 나타났을 때 반도체기업들이 일제히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무리한 시설 투자를 벌이며 공급량을 크게 늘리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공급량이 지나치게 늘어 반도체 재고가 쌓이기 시작하면 시설 투자를 축소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결국 업황이 다시 호황기로 전환하는 일이 반복된다.
IC인사이츠는 현재 코로나19 사태가 변수로 작용하며 반도체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이전의 사이클 흐름과 다르다고 진단했다.
재택 및 원격근무 확대에 따른 IT제품 수요 증가, 클라우드 시대에 맞춘 서버 투자 확대와 반도체를 비교적 많이 탑재하는 전기차 판매 증가가 이러한 수요 증가를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IC인사이츠는 올해 세계 반도체시장 규모가 6806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11%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2019년과 2020년 각각 기록한 연간 성장률 25%를 밑도는 수치다.
그러나 IC인사이츠는 반도체시장이 3년 연속으로 두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간 것은 1993~1995년 이후 역사상 두 번째라며 가역적 호황기가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사이클에 따른 업황 변화는 가격 변동이 심한 메모리반도체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메모리반도체는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성격이 시스템반도체보다 강하기 때문이다.
호황기가 이전보다 길고 강력하게 나타나며 불황기가 짧아지는 반도체 사이클 변화는 자연히 메모리반도체 세계 1, 2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가장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특히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호황 장기화를 대비해 지난해까지 선제적으로 대규모 시설 투자를 집행하며 생산량을 크게 확대했고 SK하이닉스는 시설 투자에 더해 대규모 인수합병까지 진행하며 메모리반도체산업 외형을 키웠다.
IC인사이츠의 전망대로 2023년까지 안정적 호황기가 지속된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사업 실적도 자연히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해 반도체사업에서 각각 사상 최대규모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큰 폭의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까지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IC인사이츠는 2026년까지 클라우드와 인공지능, 로봇, 자동차와 자동화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며 주된 성장동력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마트폰과 PC 등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시장에서도 반도체 수요가 꾸준히 증가해 중장기 성장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