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2022-02-14 12:5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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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달원 HK이노엔 대표이사 사장이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사업 진출을 추진한다.
곽 사장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등 특정 전문의약품에만 의존하지 않고 바이오사업까지 영역을 넓혀 HK이노엔의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구상을 그린 것으로 보인다.
▲ 곽달원 HK이노엔 대표이사 사장.
14일 HK이노엔은 국내 바이오기업 앱클론과 협업해 세포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우선 앱클론이 개발하는 혈액암 CAR-T 치료제 AT101의 상업화를 지원한다. 이와 함께 AT101의 위탁개발생산 계약도 올해 상반기 안에 체결한다.
AT101의 위탁개발생산은 HK이노엔이 경기 하남에 구축한 세포유전자치료제센터를 통해 이뤄진다.
세포유전자치료제센터는 연구부터 생산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플랫폼을 구축해 임상시험약 제조, 상업용 치료제 생산 모두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HK이노엔은 그동안 자체적으로 CAR-T 치료제를 비롯한 항암 세포치료제를 개발해왔는데 이 역량을 활용해 위탁개발생산에도 뛰어드는 셈이다.
CAR-T 치료제는 면역항암제다. 환자 면역세포를 분리해 유전자를 조작한 뒤 대량 배양 과정을 거친 후 환자에게 다시 투여하는 방식으로 사용된다. 환자 면역기능을 활성화해 암을 치료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포치료제 위탁개발생산은 최근 HK이노엔 CEO로 선임된 곽 사장의 첫 번째 대형 프로젝트라고 볼 수 있다.
곽 사장은 HK이노엔이 CJ제일제당에서 분리되기 전부터 함께한 영업 전문가다. 지난해 말 임원인사를 통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대표이사에 올랐다.
곽 사장은 세포치료제 위탁개발생산을 통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에 한정되지 않는 다양한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HK이노엔은 케이캡, 고혈압 치료제 헤르벤 등을 판매하는 전문의약품사업과 컨디션, 헛개수와 같은 기능성 음료 등을 판매하는 HB&B사업을 하고 있다. 다만 전문의약품 판매가 매출의 90%가량을 차지한다.
전문의약품 중에서도 화학합성 신약 케이캡은 지난해 연매출 1천억 원을 기록하고 다양한 국가로 기술수출이 이뤄지는 등 많은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케이캡은 최근 국내에서 입에 녹여먹는 구강붕해정으로 품목허가를 받아 제형 다양화에 성공하기도 했다.
반면 HK이노엔의 바이오 신약들은 아직 상용화까지 갈 길이 멀다. CAR-T 치료제 등 대부분의 후보물질이 비임상이나 기초 연구단계에 머물러 있다.
곽 사장은 이에 따라 세포치료제 개발뿐 아니라 빠르게 성장하는 위탁개발생산 쪽으로도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위탁개발생산은 최근 삼성와 SK 등 대기업에서도 투자할 정도로 유망한 분야로 꼽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포유전자치료제 전용 위탁생산 공장 건설을 계획하고 있고 지주회사 SK는 최근 세포유전자치료제 위탁생산기업인 미국 CBM에 투자해 2대주주로 올라섰다.
시장 조사업체 프로스트&설리번은 세포유전자치료제 위탁개발생산시장이 2021년 93억8천만 달러에서 2024년 226억6천만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원성용 HK이노엔 바이오연구소 소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앱클론과 CAR-T 세포치료제 공동개발 협력으로 첨단 바이오의약품 기술의 진보에 기여하는 한편 빠른 시장 진입을 기대한다"며 "첫 번째 세포치료제 위탁개발생산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