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와 로쿠 등 혁신 기술기업을 대상으로 한 초기 투자를 통해 막대한 성공을 거두며 일부 투자자들의 롤모델로 떠오른 아크인베스트먼트의 최근 성과가 부진하다.
기술주 전반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미래 성장성에도 의문이 나오고 있지만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CEO는 미래 성장이 기대되는 첨단 기술기업에 투자한다는 고집을 꺾지 않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현지시각으로 13일 “캐시 우드 CEO가 이끄는 아크인베스트먼트는 혁신에 투자한다는 기조를 여전히 유지하며 코로나19 시대에 경험한 성공을 재현하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은 아크인베스트먼트에서 내놓은 ETF에 포함된 기술주 주가가 대부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큰 폭의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아크인베스트먼트의 아크이노베이션ETF 수익률은 2021년 연간으로 약 -24%를 기록했다. 2022년 초부터 현재까지 수익률 역시 -24% 안팎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첨단 기술기업의 미래 성장성만을 보고 투자하는 아크인베스트먼트의 투자 원칙이 현재 증시 전반에 나타나고 있는 기준금리 인상 영향과 기술주 중심의 거품 붕괴에 취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아크이노베이션ETF에 편입된 주요 종목은 테슬라, 로쿠, 텔라독, 줌, 코인베이스, 이그잭트사이언스 등 전기차, 동영상 스트리밍, 헬스케어, 원격회의, 가상자산 분야 기업이다.
아크인베스트먼트는 최근 40억 달러(4조8천억 원) 규모의 로블록스, 블록, 로빈후드 등 메타버스와 핀테크기업 주식을 매수해 ETF에 추가로 담았다.
ETF 수익률 하락으로 위기론이 떠오르는 상황에도 안정적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보다 미래에 가파른 성장이 기대되는 산업 분야에 투자하겠다는 캐시 우드 CEO의 원칙을 꺾지 않고 있는 셈이다.
그는 최근 투자자 콘퍼런스에서도 “우리는 시장에 있는 다른 투자 주체들과 세상을 매우 다른 시각으로 보고 있다”며 “특히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의 영향, 기술 혁신을 바라보는 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우드 CEO가 이처럼 기술기업 투자 성과를 자신하는 이유는 아크인베스트먼트가 과거에도 이런 전략으로 테슬라와 로쿠, 텔라독 등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뒤 급성장했기 때문이다.
아크인베스트먼트는 2019년 5월 액면분할 전 기준으로 200달러 안팎에 거래되던 테슬라 주식을 공격적으로 사들였는데 당시 우드 CEO는 테슬라 주가가 최저 700달러, 최고 4천 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공격적 전망을 내놓았다.
당시에는 현실성 없는 전망이라는 평가가 나오며 우드 CEO도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테슬라 주가가 2020년 중순까지 당시의 10배, 2021년 초까지는 20배 이상으로 뛰어오르면서 결국 이런 전망이 현실로 바뀌었다.
다른 기술기업들도 코로나19 사태 가운데 기술주 중심의 급격한 상승세에 탄력을 받으면서 아크인베스트먼트의 성장에 기여했다.
우드 CEO는 현재 액면분할 뒤 기준으로 860달러인 테슬라 주가가 수 년 안에 3천 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새로운 전망을 내놓은 뒤 테슬라를 비롯한 혁신기업에 계속해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후폭풍으로 전 세계적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흐름이 지속되며 기술주 전반의 주가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있지만 아크인베스트먼트의 투자 기조를 바꾸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우드 CEO의 단호한 태도는 기술기업의 혁신과 기업가치 상승을 지지하는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한국에서도 그의 이름을 따 ‘돈나무 언니’라는 애칭이 붙었을 정도다.
그러나 테슬라와 같은 특별한 사례가 다시 나타나기는 쉽지 않은 만큼 아크인베스트먼트가 다른 신산업 분야 투자로 이전과 같은 성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꾸준히 고개를 들고 있다.
메타버스와 가상자산 등 아크인베스트먼트가 새로 점찍은 투자처가 실제로 성장할 수 있을지 확실치 않고 과거에 벌어진 '닷컴 사태'와 같은 대규모 기술주 붕괴도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메타버스와 가상자산 등 차세대 신산업이 전기차와 같이 급성장하는 시기를 맞는다면 아크인베스트먼트가 최대 수혜기업으로 떠올라 우드 CEO의 비전을 증명할 것이라는 반론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경제전문지 포천은 “아크인베스트먼트에 올라탄 주주들은 현재 가장 험난한 길을 지나고 있다”며 “투자자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위험하면서도 변화가 심한 길을 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