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문 기자 question@businesspost.co.kr2022-01-18 16: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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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하이브 대표이사가 방탄소년단(BTS) 지식재산(IP)으로 대체불가토큰(NFT)과 메타버스 등을 활용한 신사업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방탄소년단 멤버 7명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웹툰 '세븐페이츠:착호(7FATES:CHAKHO)'를 둘러싼 논란 등으로 지식재산(IP) 활용 사업의 앞길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 박지원 하이브 대표이사.
18일 엔터테인먼트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최근 내놓은 지식재산(IP) 관련 상품들이 지나친 상업화, 방탄소년단과 개연성 부족 등으로 팬들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을 통해 15일 공개된 세븐페이츠:착호 1화는 평점 7.62를 기록하는 등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다. 이는 토요일에 연재되는 네이버 웹툰 72개 가운데 71번째에 해당하는 별점이다.
팬들이 남긴 웹툰의 댓글 내용을 살펴보면 '스토리는 괜찮은 것 같지만 굳이 방탄소년단과 엮었어야 됐는지,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세븐페이즈:착호’는 공개 전부터 이미 논란이 됐다.
우선 유튜브 방탄 티브이(TV)에서 공개한 웹툰 홍보 영상 'BTS CCTV LIVE'가 입길에 올랐다. 이 영상은 CCTV로 방탄소년단 멤버를 지켜보는 내용을 담았다. 멤버들이 CCTV가 설치된 걸 모른 채 연습을 하거나 휴식하는 것 같은 영상을 놓고 일부 팬들은 훔쳐보는 것 같다며 반감을 드러냈다.
이후 하이브와 네이버웹툰은 세븐페이츠:착호의 출시 전 이벤트로 2021년 12월25일부터 31일까지 ‘슈퍼캐스팅:BTS’ 웹툰을 멤버별로 1편씩 공개했는데 품질이 낮아 팬들은 불만을 쏟아냈다.
일부 팬들은 2021년 11월4일 하이브 본사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 웹툰의 일부 장면이 동성애 음란물 팬픽인 RPS(실제 인물 커플링)을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이브는 웹툰·웹소설화를 반대하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을 1년 넘게 설득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방탄소년단의 팬클럽인 아미는 하이브가 추진하고 있는 대체불가토큰(NFT)사업 진출에도 부정적 시선을 보내며 보이콧에 나서기도 했다.
아미는 방탄소년단 맴버들이 유엔 총회 등에서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려왔다는 점을 거론하며 하이브가 탄소 배출이 많은 대체불가토큰(NFT)을 신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하이브는 지난해 11월4일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주식 86만1004주(2.48%)를 유상증자 방식으로 5천억 원에 확보한다고 공시했다.
당시 하이브는 장기적 파트너십 구축 및 대체불가토큰(NFT)을 포함한 신규사업을 공동 추진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에는 하이브와 두나무가 합작법인을 설립해 미국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증권업계에서 하이브의 성장을 점치는 배경에 신사업 관련 기대감이 깔려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박 대표는 신사업과 관련된 팬들의 부정적 시선을 돌려놔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하이브를 두고 "2021년 사업 설명회에서 언급했던 웹툰·웹소설, 신규 플랫폼, 게임, NFT 등이 공개될 것이다"며 "지식재산을 활용한 수익이 다각화되며 이익률은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바라봤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3월 방탄소년단의 서울 콘서트를 시작으로 월드투어 재개와 게임·웹툰·NFT 등으로 사업 영역이 확장되겠다"고 전망했다.
박 대표는 신사업은 아니지만 하이브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상품판매(MD)와 관련한 과도한 상업화 지적도 신경써야 한다.
방탄소년단 멤버 진이 직접 기획에 참여해 17일부터 배송을 시작한 상품의 가격을 두고 잡음이 나온다. 잠옷은 11만9천 원, 베개는 6만9천 원에 각각 판매됐다.
기획에 참여했던 진 역시 하이브의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에 “잠옷 좋은 소재 써달라 했지만 무슨 가격이 나도 놀랐네”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하이브 매출에서 상품판매(MD) 및 라이센싱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17.0%에서 2019년 28.6%, 2020년 32.53%로 점점 늘고 있다.
박 대표로서는 미래 성장성이 아닌 당장의 매출 감소를 막기 위해서라도 지식재산(IP) 활용과 관련된 팬들의 불만을 잠재워야 한다.
하이브 관계자는 이번 논란과 관련한 대책을 묻는 질문에 "답변을 내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을 아꼈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