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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제주맥주 해외 진출 모색, 문혁기 동남아 중국 미국 겨냥

정혜원 기자 hyewon@businesspost.co.kr 2022-01-17 17: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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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혁기 제주맥주 대표이사의 꿈은 제주맥주의 세계 시장 진출이다. 

제주맥주가 상장 이후에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고전하고 있지만 문 대표는 해외 시장 개척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 
[오늘Who] 제주맥주 해외 진출 모색, 문혁기 동남아 중국 미국 겨냥
▲ 문혁기 제주맥주 대표이사.


17일 제주맥주에 따르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기승을 떨치고 있지만 해외 현지 바이어들과 제주맥주 수출을 위한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제주맥주 관계자는 “지속가능한 성장 구조를 만들기 위해 해외시장 진출과 제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며 “우선 기존 제품을 여러 국가에 시험 삼아 수출을 진행하면서 현지 수요를 파악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해외 수출이 원활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보이면 해외 법인 설립이나 생산 지역 등이 구체적으로 결정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제주맥주가 펼치는 사업에서 해외시장의 비중은 아직 미미한 편이다.

2021년 1~3분기 기준으로 제주맥주가 해외에서 거둔 매출은 전체의 1%도 되지 않는다. 금액으로도 1억7900만 원에 불과할 정도로 존재감이 없다.

하지만 문 대표는 해외시장에서 제주맥주의 안정적 성장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뜻을 접지 않고 있다. 사업보고서에 신규사업의 첫 번째 항목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올려둔 이유다.

제주맥주는 해외시장 진출 대상 지역으로 동남아시아와 중국, 미국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해놓기도 했다.

하지만 해외 시장 진출은 녹록한 과제가 아니다. 무엇보다 낮은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 주류업계가 해외 수출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소식이 간간이 전해지지만 세계 주요 주류시장에서 한국 주류 제품의 점유율은 1% 안팎에 불과하다.

문 대표가 제주맥주의 동남아시아시장 진출 1순위 국가로 꼽고 있는 베트남만 하더라도 한국 맥주기업의 진출이 까다로운 곳으로 여겨진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호치민무역관은 2021년 5월 보고서를 통해 "맥주는 현지 브랜드와 글로벌 기업의 시장 점유율과 인지도가 높아 우리 맥주기업이 경쟁하기에 많은 시간과 투자 노력이 필요한 시장이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제주맥주가 그동안 한국에서 영향력 확대를 위해 걸어왔던 길을 감안할 때 문 대표가 해외시장에서도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적극적 협업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제주맥주는 지난해 11월 유명 커피브랜드 블루보틀커피와 협업해 한정판 주류인 ‘제주맥주 배럴 시리즈-블루보틀커피 에디션’을 국내에서 선보였다.

해당 제품은 버번을 숙성시킨 오크통 배럴에 임페리얼 스타우트를 6개월 이상 숙성시키고 여기에 ‘드라이 호핑’ 기법으로 블루보틀커피를 더한 프리미엄 맥주다. 750ml 한 병에 3만3천 원의 고가인데도 한정판매에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몰려 신청자가 3일 만에 1만1천 명을 넘어서고 경쟁률은 20대1에 달했다.

제주맥주는 앞서 2020년에는 글로벌 위스키 브랜드 하이랜드파크와 손잡고 특별 제품을 선보였다.

이밖에 제주맥주는 그동안 GS리테일, 데일리비어, 현대카드, 제너시스BBQ 등과 합작해 6가지의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문 대표는 이러한 협업 제품으로 맥주 애호가들에게 큰 호응을 받으며 제주맥주의 영토를 확장해온 만큼 해외에서도 인지도 확대를 위해 비슷한 전략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맥주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아직 이같은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지 않다”며 “앞으로 해외시장 진출 계획이 구체화되면 마케팅 전략도 구체화될 수 있다”며 말을 아꼈다.

문 대표는 해외 진출을 위한 또 다른 방안도 마련해뒀다.

제주맥주는 미국 수제맥주 제조기업 브루클린 브루어리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브루클린 브루어리는 세계 수제맥주 브랜드 가운데 가장 많은 국가에 수출하고 있다.

때문에 문 대표는 브루클린 브루어리의 글로벌 유통망을 활용해 해외 여러 나라에 빠르게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브루클린 브루어리는 제주맥주의 최대주주인 엠비에이치홀딩스에도 지분을 투자했다. 엠비에이치홀딩스는 2015년 문혁기 대표와 브루클린 브루어리가 함께 만든 회사로 문 대표와 문 대표의 부친 문성근씨가 지난해 6월2일 기준으로 지분 65.81%를 들고 있다.

제주맥주는 수출 확대를 위해 유통망을 확보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독일과 영국, 프랑스 등 유럽의 다수 국가에 맥주를 수출하고 있다. 위탁생산을 통해 국내 공급이 안정화되면서 해외 수출도 가능해졌다.

2020년에는 베트남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양조장과 계약을 통해 생산까지 현지화하려 했으나 코로나19로 현실화되지는 못했다.

해외 법인 설립은 무산됐지만 제주맥주는 지속적으로 여러 국가의 현지 판매사를 통해 시장 반응을 확인하고 있다.

제주맥주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줄곧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손실은 71억 원으로 2020년과 비교해 65% 늘었다. 지난해 기업공개를 앞두고 진행한 기업설명회에서 2020년 흑자 13억 원을 낼 수 있다고 자신했지만 이를 지키지 못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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