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시열풍이 불었던 지난해보다는 브로커리지 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많은 증권사들이 2022년 IB부문에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증시흐름이 둔화되고 있는데 하루평균 거래대금이 줄면서 올해는 증권사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도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21조1473억 원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1월 하루평균 거래대금(42조1073억 원)과 비교하면 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국내 증권사들의 수탁수수료수익도 2021년에 점차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국내 증권사들의 3분기 수탁수수료수익은 총 1조7010억 원으로 나타났는데 1분기 2조2953억 원, 2분기 1조8351억 원에서 점점 줄어들고 있는 모양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3일 증권업계 4분기 실적을 두고 "대체로 컨센서스를 밑돌거나 부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증시와 거래대금이 모두 전분기대비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IB부문 확대에 나섰다.
미래에셋증권은 기존 2총괄 16부문에서 5총괄 19부문으로 개편했다. IB총괄을 확대하면서 5총괄로 IB1, IB2, WM(자산관리), 경영혁신총괄, 경영지원총괄 등을 뒀다.
KB증권도 IB총괄본부를 확대했다. 특히 기존에 두 개로 나눠져있던 IB총괄본부를 IB1, IB2, IB3총괄본부 체제로 확대 개편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미국처럼 온라인 수수료가 거의 무료화되거나 핀테크를 내세운 증권사가 등장해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수도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국내 브로커리지 수수료율은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따라서 장기적으로 브로커리지보다는 IB 또는 자산관리(WM)를 잘하는 증권사가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받을 것이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해외로 IB사업영역을 넓히려는 증권사들의 시도도 눈에 띈다.
KB증권은 기존에 갖고 있던 DCM(채권자본시장) 경쟁력을 기반으로 해외채권발행에 있어서도 업계를 선도해 나가기 위해 기업금융1본부의 글로벌DCM사업팀을 확대 개편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해외 IB사업을 본격화하고 시너지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대표이사 직속으로 글로벌사업본부를 마련했다. 또한 IB2본부 산하에 ECM부와 인수영업3부를, PF그룹 산하에 PF전략부를 각각 새로 만들었다.
IB사업영역 가운데 부동산금융에 공을 들이는 증권사들의 조직개편도 엿보인다.
NH투자증권은 부동산개발 프로젝트 파이낸싱(PF)부문의 시장확대 및 경쟁구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IB2사업부 내 부동산금융본부 산하에 부동산금융4부를 신설했다.
하이투자증권은 부동산금융부문에서의 강점을 부각하기 위해 IB총괄조직 아래에 프로젝트금융부문을 신설했다. 프로젝트금융부문 아래에는 프로젝트금융본부를 배치하고 구조화금융실도 마련했다.
대형 증권사들뿐만 아니라 중소형 증권사들도 올해 IB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있다.
SK증권은 최근 IB총괄조직을 신설했다. IB총괄은 기업금융사업부, 구조화사업부, 대체투자사업부 등을 지휘하며 박태형 사장이 맡게 됐다.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3일 신년사를 내놓으며 "올해 증권업계는 성장이 지속되지만 그 속도가 감소하고 유동성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자산가격에 미치는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진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