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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주목 CEO]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기술 '초격차' 다잡는다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22-01-03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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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주목 CEO]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815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경계현</a>, 삼성전자 반도체기술 '초격차' 다잡는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가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의 흔들리는 기술 ‘초격차’를 바로 세울 수 있을까?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시장에서 앞선 회사를 따라잡는 데 고전하고 있다. 반면 1위 자리가 굳건해 보이는 메모리반도체시장에서는 다른 회사들의 추격에 직면해있다.

경 사장은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 1위 자리를 안정적으로 수성하면서 시스템반도체 1위를 추격하는 속도를 올려야 한다는 과제를 짊어지고 삼성전자 반도체사업 수장에 올랐다.

그는 기술 경쟁력을 앞세워 이 과제를 풀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3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 분야에서 제조기술 경쟁력을 앞세우는 기조의 사업전략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사업부에서 상반기 양산을 시작하는 3나노미터 공정 파운드리에 반도체 트랜지스터 제조 신기술 ‘게이트올어라운드(GAA)’를 적용하는 승부수를 던진다.

게이트올어라운드는 트랜지스터의 채널(전류가 흐르는 부분)과 게이트(채널을 제어하는 부분)가 4면에서 맞닿게 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채널과 게이트가 3면에서 맞닿는 기존 ‘핀펫(FinFET)’ 방식보다 반도체가 동작하는 전압을 낮추고 성능을 개선할 수 있다.

파운드리 경쟁사인 대만 TSMC도 내년 하반기 3나노 파운드리의 양산을 시작하지만 트랜지스터 제조기술은 핀펫 방식을 유지한다.

경 사장은 삼성전자가 TSMC보다 3나노 파운드리의 양산을 먼저 시작한다는 것과 신기술도 도입한다는 이점을 앞세워 글로벌 파운드리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도 플래그십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신제품 ‘엑시노스(Exynos)2200’을 11일 공개하기로 예고했다.

삼성전자 엑시노스 시리즈는 그동안 경쟁사인 미국 퀄컴의 스냅드래곤 시리즈나 애플의 애플실리콘 A시리즈와 비교해 그래픽 성능이 처진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대응해 삼성전자는 기존 엑시노스 시리즈에 적용하던 영국 ARM의 그래픽자산 ‘말리(Mali)’ 대신 미국 AMD의 그래픽자산 ‘RDNA2’를 엑시노스2200에 적용해 그래픽 성능 향상을 꾀했다.

경 사장이 엑시노스2200의 점유율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설 기반이 마련됐다고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주요 메모리반도체인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다만 반도체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완전히 안심할 수 있는 상황만은 아니라는 시선도 나온다.

서버와 데이터센터 등 고성능 컴퓨팅(HPC) 분야를 시작으로 중앙처리장치(CPU)의 성능이 개선되면서 메모리반도체도 차세대 제품 위주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시장에 강력한 도전자들이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 인텔은 올해 2분기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신제품 ‘사파이어래피즈(Sapphire Rapids)’를 출시한다. 이에 맞춰 AMD도 서버용 중앙처리장치에 쓰이는 새 플랫폼 ‘제노아(Genoa)’에 기반을 둔 중앙처리장치 신제품을 내놓는다.

인텔과 AMD의 신제품 모두 차세대 D램 규격인 DDR5를 지원한다. 이에 DDR5 D램 수요가 올해부터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조사기관 옴디아는 글로벌 D램 출하량 가운데 DDR5 D램의 비중이 2021년 0.1%에서 올해 4.7%, 2023년 20.1%로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는 메모리 제조사들이 DDR5 D램 등 차세대 메모리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했는지에 따라 메모리시장의 구도가 달라질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경계현 사장은 시스템반도체시장에서의 상위 회사를 추격하는 과제뿐만 아니라 메모리시장에서 삼성전자의 1위 자리를 안정적으로 지켜내야 한다는 과제도 함께 안고 있는 셈이다.

경 사장이 이 과제들을 풀어내기 위한 키워드는 ‘기술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경 사장이 2021년 12월 실시된 삼성 사장단 인사를 통해 삼성전자 반도체 수장에 오른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2020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되기 전까지 2001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램개발실에서 일한 것을 시작으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에서 D램과 낸드플래시 두 사업을 모두 경험하며 반도체 분야의 기술 경험을 축적했다.

다만 경 사장이 삼성전자를 떠나 삼성전기 대표이사로 옮겨갔다는 점에서 그가 삼성전자로 복귀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그동안 전자업계의 주된 시선이었지만 예측은 엇나갔다. 그만큼 경 사장의 능력이 인정받고 있다는 뜻이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내부의 구조를 고려하면 경 사장이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을 총괄하는 대표이사로 복귀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는 것과 같았다”며 “삼성전자는 글로벌 반도체시장에서 어떤 위치에 놓여 있는지, 어떤 경영환경을 마주하고 있는지를 냉철하게 파악한 뒤 순수하게 경영능력만을 고려해 대표이사를 내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파운드리시장에서 매출 점유율 2위 회사다. 1위 TSMC를 추격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1년 3분기 글로벌 파운드리시장에서 매출 점유율 1위 TSMC는 시장 점유율이 53.1%, 2위 삼성전자는 17.1%로 각각 집계됐다. 두 회사의 점유율 격차는 2분기 35.6%포인트에서 3분기 36%포인트로 확대됐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시장에서도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시리즈의 영향력이 축소되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점유율이 5%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순위는 5위를 유지했지만 점유율은 10%에서 반토막났다.

점유율 1위인 대만 미디어텍과는 격차가 35%포인트나 난다. 실질적 경쟁자로 볼 수 있는 2위 퀄컴보다도 점유율이 22%포인트 낮다.

메모리반도체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1위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글로벌 D램시장에서 매출 점유율 43.9%로 1위를 지켰다. 2위 SK하이닉스와는 16.3%포인트의 격차가 있다.

이 기간 낸드플래시시장에서도 삼성전자가 점유율 34.5%로 1위를 유지한 것으로 트렌드포스는 분석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시장에서 TSMC나 퀄컴을 추격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메모리반도체시장에서는 다른 회사들의 추격이 거세다.

특히 낸드플래시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기세가 매섭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2월 인텔 낸드플래시사업부 인수와 관련해 세계 각국의 경쟁당국으로부터 인수 승인을 받았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3분기 기준으로 글로벌 낸드플래시시장에서 점유율 13.5%의 3위 회사였다. 점유율 5.9%의 6위 인텔 낸드사업부를 인수하면 점유율이 19.2%까지 높아지는데 이는 현재 2위인 일본 키오시아(옛 도시바메모리)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보다도 먼저 10나노급 4세대(14나노) D램에 극자외선(EUV)공정을 적용했다. 2020년에는 낸드플래시 분야에서도 삼성전자보다 먼저 176단 적층낸드플래시를 개발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반도체사업에서 ‘초격차’를 유지하는 전략을 펴 왔다.

초격차는 ‘경쟁자가 절대 따라올 수 없는 격차’라는 뜻으로 권오현 전 삼성전자 대표이사 회장이 처음 언급한 용어다.

경 사장은 삼성전자 반도체의 초격차 전략이 시스템반도체와 메모리반도체의 양면 전선에서 모두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 DS부문장 겸 대표이사에 올랐다고 볼 수 있다.

경 사장은 삼성전자 DS부문의 조직개편을 통해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의 초격차를 다잡기 위한 준비를 발빠르게 마쳤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파운드리사업부 내에 ‘코퍼레이트 플래닝(Corporate Planning)’실을 신설했다. 이 조직은 사업전략과 고객사 발굴, 생산기지 운영 등 주요 사안들을 총괄하는 파운드리사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시스템LSI사업부에서는 SOC(시스템온칩)개발실과 커스텀SOC개발실을 SOC개발실로 통합해 연구개발의 효율성을 끌어올렸다. 메모리사업부에서는 미래기술 확보를 위해 D램개발실과 플래시개발실 아래 각각 선행개발팀을 설치했다.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의 반도체연구소에서도 공정개발실 아래에 미래 공정기술을 개발하는 차세대공정개발팀을 신설했다.

경 사장은 사내 게시판을 통해 “미래 준비를 위한 혁신에 속도를 높이고 차세대 성장동력인 시스템반도체사업의 기술 경쟁력에 초점을 맞췄다”며 조직개편의 의미를 설명했다.

반도체 엔지니어로서 축적해 온 기술 경험을 토대로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개편을 실시했다는 얘기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2022년 주목 CEO]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년, 그래도 새해는 어김없이 찾아왔다.

거리두기가 일상화된 세상이 언제 끝날지 아직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2022년은 초대형 정치이벤트인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도 치러진다.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서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상황을 맞게 되는 경영계도 새로운 도전을 마주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고 한다.

난세를 헤쳐가야 하는 인물은 누가 있는지, 이들 중 과연 누가 영웅이 될 수 있을지, 우리는 이 사람을 주목한다. [편집자주]

1.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
2.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장
3.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 사장
4. 박정호 SK스퀘어 대표이사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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