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석 SK가스 대표이사 사장이 국제 LPG 가격 하락에 원가 부담을 덜어 사업확장에 필요한 이익체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
SK가스가 최근 자회사 SK디앤디 주식을 팔아 목돈을 마련한 만큼 윤 사장은 신성장 동력으로 점찍은 수소사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31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국내 LPG가격을 산정하는데 기준을 삼는 국제 LPG가격(CP)는 2달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SK가스 등 국내 LPG공급업체들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로부터 매월 국제 LPG가격을 통보받는데 2022년 1월 국제 LPG가격은 프로판이 톤당 740달러, 부탄은 톤당 710달러로 결정된 것으로 파악된다.
12월과 비교해 프로판은 톤당 55달러, 부탄은 40달러 내린 것이다.
LPG는 프로판과 부탄 제품으로 구분되는데 프로판 제품은 주로 가정·상업용 취사와 난방에, 부탄 제품은 자동차용 연료로 쓰인다.
에너지업계에서는 아람코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LPG가격이 결정되는 만큼 앞으로 가격추이 변화를 섣불리 예측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다만 LPG 수요가 늘어나는 겨울에 적용될 가격이 내려갔다는 점은 SK가스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2021년 6월부터 오르기 시작한 LPG수입가격은 11월까지 6개월 연속 인상되면서 800달러 중반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LPG 수입가격은 12월에 전달보다 톤당 77.5달러 내린 뒤 또다시 평균 47.5달러 추가로 내리면서 700달러 초반에 머무르게 됐다.
윤병석 사장으로서는 그동안 LPG가격이 고공행진을 해 LPG 판매비중이 절대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SK가스를 운영하는데 힘겨운 상황이 계속됐지만 원가부담에서 한숨 돌릴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된 셈이다.
SK가스에 따르면 전체 사업비중에서 LPG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98%에 가까울 정도로 절대적이다.
윤병석 사장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수소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LPG가격 하락추세는 윤 사장이 신사업 추진하는 데 필요한 이익체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가스는 가스복합발전, 연료전지 발전, 태양광 발전 등을 신사업으로 정했는데 무엇보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수소사업을 지목하고 수소인프라 확충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휴폐업이 늘고 있는 LPG충전소를 미래에너지 플랫폼으로 활용해 수소충전소로 전환하는 방안에 주력하고 있다.
SK가스는 최근 청정수소 제조 원천기술을 보유한 미국 씨제로에 투자를 결정하면서 친환경 수소생산기술을 선점하는 한편 수소사업의 생태계 조성에도 힘쓰기로 했다.
SK가스의 모회사인 SK디스커버리에 SK가스가 들고 있던 SK디앤디 주식 756만 주를 최근 매각해 2828억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한 점도 긍정적이다.
그동안 SK가스는 약한 재무체력으로 수소사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시선을 받기도 했다. 실제 SK가스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020년 3분기 134.4%에서 2021년 3분기 157%로 높아진 상태다.
하지만 이번 주식매매를 통해 현금을 마련하면서 수소사업을 비롯한 신성장동력 육성에도 탄력을 붙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SK가스 관계자는 “국제정세와 공급망의 차질로 천연가스와 LPG를 비롯한 에너지 수급상황에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SK가스는 수소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사업모델 전환에 더욱 힘을 쏟을 것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