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 배우자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가 배우자 몫인 '옆자리'를 비워둔 채 대선을 완주하게 될까.
윤 후보 배우자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는 대국민 사과를 통해 향후 공식행보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그러나 아직 투표일까지 남은 기간이 많고 향후 지지율 추이, 여론 향배 등 변수에 따라 등판 가능성은 유동적인 것으로 보인다.
27일 정치권 안팎에 따르면 김 대표가 윤 후보의 선거 지원 활동에 나서게 될지 여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국민의힘이 김 대표의 활동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는 만큼 적당한 시기에 다시 등장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김 대표는 허위이력 논란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남은 선거 기간 동안 조용히 반성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윤 후보 측은 김 대표의 활동 가능성에 여전히 기대를 거두지 않고 있다.
이양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7일 김 대표의 대국민 사과 이후 기자들과 만나 “낮은 자세로 일하겠단 취지로 공개 활동을 자제하겠다는 말씀이다”며 “대통령 후보의 배우자로서 공개석상에 나타날 일들이 있고 그런 건 나름대로 수행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대국민 사과가 끝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후보자의 배우자가 위축되지 않고 본인의 원래 성격대로 솔직하고 담담하게 선거 승리를 위해 필요한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수정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 교수는 2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조용한 내조가 선거기간 동안의 무등판을 의미하는 거라고 봐도 되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본인의 희망사항은 무등판인 것 같은데 나는 그럴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의 이런 입장은 김 대표의 사과를 계기로 논란이 사그라드는 데 힘을 싣기 위한 것일 뿐 여론 향배에 따라 언제든 바뀔 수도 있어 보인다. 김씨의 사과에 대해 국민 다수가 납득하지 못하는 상황이면 굳이 등판하지 않는 게 선거운동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윤 후보가 야당 대선 후보가 되는 데에는 검찰 시절 쌓아온 ‘공정’이라는 이미지가 배우자의 허위이력 기재로 치명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실제 27일 나온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족 리스크가 터진 뒤 윤 후보의 지지율은 44.4%에서 40.4%로 떨어졌다. 같은 조사에서 사회적 공정과 정의 가치를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는 후보를 물었을 때 윤 후보가 36.7%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오차범위(95% 신뢰수준 ±1.8%포인트) 안에서 다퉜다.
자세한 여론조사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대표가 대국민 사과에서 직접 “조용한 반성”을 언급한 만큼 윤 후보는 당분간 김씨의 내조 없이 선거활동을 이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
윤 후보는 이전에도 김 대표의 도움을 받지 않고 선거를 치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22일 언론 인터뷰에서 "영부인이라는 말을 쓰지 말자"며 "아내의 선거 등판 계획은 처음부터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배우자 없이 홀로 선거활동을 이어가게 되면 부부가 함께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 후보와 비교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한 선거 유세가 본격화하면 이러한 차이는 더욱 두드러질 수 있다.
이 후보 부부는 최근 크리스마스를 맞아 산타복을 입고 댄스배틀을 펼치는 영상을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했다. 이 후보 배우자 김혜경씨는 23일 청년여성기업인과 간담회를 진행해 창업 현실과 출산, 육아, 돌봄 등 문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등 후보가 세세하게 챙길 수 없는 영역을 직접 나서 살피는 모습도 보였다.
윤 후보는 옆자리를 비운 채 활동을 이어가면 배우자가 역할을 할 수 있는 부분을 놓치게 된다. 지지율이 떨어지거나 답보에 머무는 상황이라면 반등을 노리기 위해 김 대표의 등판이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다만 이전부터 김 대표가 언론 노출 자체를 꺼려하는 소극적 행보를 보였기 때문에 선거가 끝날 때까지 공식활동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게다가 공식석상에 서는 순간 대국민 사과로 털어버리려 했던 허위이력 논란이 다시 부상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이러한 점을 고려해 김 대표의 공식활동을 두고 신중하게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여권 내에서는 이번 김 대표의 대국민 사과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7일 TBS라디오에서 "국민에 대한 사과가 아니고 남편에 대한 사과"라며 "
윤석열 김건희 대
이재명 김혜경의 복식조 대결에서
윤석열 김건희 조가 자멸하는 느낌이다"고 말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더이상 나에 대해서 검증하지 말라는 의사표현으로 해석된다"며 "추가적으로 검증해야 하는 부분이 나오면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노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