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올해 4월부터 프랑스 현지 시장조사를 진행한 뒤 7월 프랑스사업팀 담당자 및 원어민 검수자를 채용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판권을 가진 웹툰을 프랑스어로 번역하기 시작했다.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각자대표는 지난 8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글로벌비전 선포식에서 “카카오픽코마와 프랑스에 공동 진출해 새로운 웹툰 역사를 써 가겠다”며 “전 세계, 전 언어권에 K-스토리를 뿌리내리겠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비전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카카오픽코마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카카오픽코마는 9월 프랑스에 유럽법인 픽코마유럽을 설립했으며 12월 안에 프랑스 앱마켓에 만화앱 픽코마를 론칭하기로 했다.
김재용 카카오픽코마 대표이사가 웹툰 불모지였던 일본 만화시장을 개척한 노하우를 가지고 프랑스에서도 다시 한번 실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해외시장 개척 경험이 있는 카카오픽코마가 직접 진출하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마스터콘텐트프로바이더로서 지식재산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고 말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픽코마는 이 같은 모델을 이미 일본에서도 선보인 바 있다. 카카오픽코마가 초기단계였던 일본 모바일 웹툰시장을 개척하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현지화된 웹툰 콘텐츠를 제공해 시너지를 냈다.
현재 카카오픽코마가 일본 앱마켓에서 운영하는 만화앱 픽코마에는 한국웹툰 작품의 비중이 1.3% 수준에 그치지만 전체 매출의 40%를 담당하고 있다.
플랫폼업계에 따르면 한국웹툰은 디지털환경에 특화된 포맷을 갖추고 있어 일본만화 ‘망가’와 비교해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김 대표가 일본 만화시장에서 성과를 내기까지 4년이 넘는 기간이 걸렸는데 프랑스에서는 이 기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만화시장과 일본 만화시장 사이 유사점이 많아 단계적 무료공개와 같은 일본시장 공략 노하우를 활용할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프랑스 만화는 현지어로 ‘방드 데시네’인데 속칭 '9번째 예술'로 불릴 만큼 인식이 좋은 편이며 전체 만화시장은 8900억 원 수준으로 세계 2위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또 현지에서 일본 만화의 인기가 높아 매출 기준 40%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카카오픽코마가 일본에서 쌓은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도 있다.
아직 프랑스 현지 만화시장에서 웹툰 등 전자콘텐츠 비중이 1.5% 수준으로 작다는 점은 이미 일본시장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했고 여기에 최근 웹툰의 핵심소비층인 젊은층의 스마트폰 이용이 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카카오픽코마에게 기회가 열릴 가능성이 크다.
김 대표는 11월 카카오 콘퍼런스콜에서 “최근 유럽은 출판만화가 디지털만화로 전환되는 추세이고 특히 프랑스는 유럽 콘텐츠시장의 중심지로 전 세계 플랫폼기업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며 “일본에서 픽코마 앱을 성공시킨 경험과 쌓아온 노하우를 토대로 프랑스시장에서 픽코마를 안착시켜 카카오공동체의 글로벌 진출의 토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