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엔터테인먼트와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합작해 만든 패션브랜드 ‘노나곤’이 기대보다 성장이 더디다.
노나곤에 적용한 서구식 판매방식이 한국사정에 맞지 않아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YG엔터테인먼트와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2014년에 출시한 패션브랜드 ‘노나곤’이 2년 동안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
|
|
▲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 |
노나곤 사업은 삼성물산의 종속회사인 네추럴나인이 담당하고 있다.
네추럴나인은 지난해 매출 14억2700만 원을 냈다. 설립 첫 해인 2014년에 기록한 매출 5억3600만 원보다 매출이 10억 이상 늘었지만 목표매출보다는 턱없이 모자란다.
YG엔터테인먼트와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노나곤’을 출시할 당시 2017년이면 연매출 1천억 원을 내는 세계적 패션브랜드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노나곤은 YG엔터테인먼트의 인기그룹인 빅뱅과 투애니원 등을 광고모델로 기용하며 젊은층의 주목을 끄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노나곤을 사고 싶어도 매장이 없다는 말이 나온다.
YG엔터테인먼트와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노나곤 제품을 파는데 ‘팝업스토어’ 방식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팝업스토어는 전용매장이 없는 것을 뜻한다. 대신에 대형 백화점이나 유통점 등에서 한시적으로 판매망을 운영하며 그 기간에 고객을 끌어모으는 판매방식이다.
YG엔터테인먼트와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팝업스토어 방식을 채택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브랜드 인지도를 빠르게 올리고 이미지를 고급화 하는데 이 방식이 제격이기 때문이다.
팝업스토어의 경우 고객이 제품을 구입하기 쉽지 않은 대신 한시적으로 매장을 운영하기 때문에 제품의 대량생산을 하지 않는다. 판매가격이 자연스럽게 올라, 제품가치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탈리아나 프랑스 등 세계적 패션강국에서 팝업스토어 방식이 많은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방식이 ‘전용 판매점’에 익숙한 한국 고객에게 오히려 불편함으로 느껴졌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
|
|
▲ YG엔터테인먼트와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합작 패션브랜드 '노나곤'. |
업계의 한 관계자는 “노나곤은 ‘리바이스트라우스’나 ‘켈빈클라인’ 등 인지도 높은 세계적 브랜드와 비교해 인지도 면에서 크게 밀린다”며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몰 문화가 발전한 국내에서 여러 매장을 론칭해 제품의 인지도를 높이고 고정 고객층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YG엔터테인먼트와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노나곤 브랜드의 사업성과가 더디지만 당분간은 팝업스토어 판매방식을 유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는 노나곤의 브랜드 이미지를 고급화해 글로벌에서 경쟁할 수 있는 패션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것이 중장기적 관점에서 더 중요하다고 보는 것으로 풀이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