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크론이 D램 가격하락세를 견디지 못하고 올해 1분기에 적자로 전환하자 국내 반도체회사들도 부진을 면치 못했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제품 수급상황이 양호한 서버, 모바일D램시장에서 마이크론보다 경쟁력을 갖춘 만큼 상대적으로 수익성 악화를 방어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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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 사업부 사장(왼쪽)와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4일 “국내 반도체업체들은 미국 마이크론보다 D램의 제품 배합에서 우위에 있다”며 “D램 부문의 수익률에 큰 영향을 끼치는 서버D램과 모바일D램의 시장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D램시장은 크게 PC용D램과 서버용D램, 모바일용D램 등 세가지 부문으로 나뉜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PC용D램에 비해 그나마 안정적인 수요를 보이는 서버와 모바일용D램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만큼 마이크론보다는 좋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를 기준으로 서버D램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가 54%, SK하이닉스가 27%를 차지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19%에 그쳤다.
모바일D램의 경우도 삼성전자가 58%, SK하이닉스가 26%씩 각각 점유하고 있으며 마이크론은 14%를 차지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서버, 모바일기기를 중심으로 제품당 D램 탑재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D램업체들은 수익률을 보전하기 위해 PC용D램보다 서버, 모바일D램시장의 경쟁력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마이크론은 올해 1분기(마이크론 회계기준으로 2분기)에 영업손실 500만 달러를 냈다 . 전방 IT산업의 부진에 따라 D램의 가격하락세가 지속된 것이 주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업계에서는 마이크론처럼 D램의 매출비중이 높은 삼성전자 반도체부문과 SK하이닉스도 올해 1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거뒀을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을 제기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PC용D램보다 향후 성장성이 기대되는 모바일과 서버에 D램 공급비중을 늘리기 위해 주력해왔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를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전체 D램 매출에서 모바일D램의 비중이 45% 정도로 가장 높다. 서버D램은 20%, PC용D램은 18% 정도의 비중을 각각 차지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전체 D램 매출 가운데 44%를 모바일D램에서 올리고 있으며 서버D램과 PC용D램에서 각각 25%, 20%의 매출을 거두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