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이 스마트홈, 스마트시티 등 디지털기술이 활용되는 사업분야에서 경쟁력 확보에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 클라우드, 디지털트윈 등 다양한 첨단기술 바탕의 주거공간 조성, 부동산서비스 플랫폼사업을 추진할 계열사 HDC랩스 출범으로 그룹 차원의 시너지가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 권순호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사장.
22일 건설업계와 증권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건설·부동산업계는 그동안 다른 산업분야와 비교해 첨단기술 활용도가 낮아 새로운 기술 적용이 필요하다는 시선이 늘고 있다.
최근 건설업에도 기술의 발달, 코로나19에 따른 주거·업무 등 공간활용의 변화 등으로 기존 사업분야 수주와 신사업 확장 측면 모두에서 디지털 경쟁력이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통적 건설사들도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기술을 적용한 상품과 서비스, 플랫폼에 바탕한 연동형서비스 개발과 구축에 힘을 싣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부동산개발사업(디벨로퍼)과 종합부동산금융업을 키워나가며 아파트 등 주택분야를 넘어 스마트시티 등 디지털시대에 따른 새로운 사업영역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데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스마트홈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그룹 정보통신(IT)계열사 HDC아이콘트롤스와 긴밀한 협업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한 예로 HDC현대산업개발이 추진하는 서울 광운대역세권 복합단지개발사업에는 HDC아이콘트롤스와 함께 개발한 스마트시티 관련 기술과 시스템을 적용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LG전자, 카카오, 퀄컴 등 외부 기업들과 스마트홈기술 개발 협력 등도 HDC아이콘트롤스와 함께 진행해 왔다.
HDC아이콘트롤스가 그룹 계열사 HDC아이서비스를 흡수합해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프롭테크분야까지 본격적으로 진출하면 HDC현대산업개발도 스마트솔루션영역에서 보폭이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HDC아이서비스는 부동산종합관리, 인테리어, 자산관리 등 부동산서비스사업 계열사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이미 아이파크 아파트단지 등 오피스빌딩 등 주택사업과 복합단지개발사업에서 스마트홈 솔루션 등을 제공하고 디지털서비스 영역을 관리부분으로 넓혀가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아파트단지 시설예약, 관리비 조회, 전자투표 기능 등을 제공하는 스마트주거서비스앱에 인테리어와 생활서비스 등을 추가했다. 클라우드를 바탕으로 한 통합 고객관리 플랫폼 구축에도 나섰다.
서울 강동구 고덕 아이파크 디어반에는 일정관리, 길찾기 서비스 등 사물인터넷 시스템과 지능형로봇을 활용한 택배배송 등 서비스도 적용한다.
HDC아이콘트롤스가 HDC아이서비스 흡수합병한 뒤 이름을 바꿔 새롭게 출범하는 HDC랩스는 기존 아이콘트롤스의 주력 사업영역인 스마트홈, 스마트빌딩에 더해 인테리어 등 공간조성과 관리에 기술을 결합한 스마트인테리어, 스마트오피스솔루션으로 수주 경쟁력에서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또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디지털전환분야 핵심기술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도 내놓았다. HDC그룹은 HDC랩스를 2025년까지 매출규모 2조 원의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HDC아이콘트롤스는 이미 펀드 위탁운용사에 출자해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등 벤처기업 투자를 진행했다”며 “앞으로 새롭게 출범하는 HDC랩스가 그룹 디지털 전환과 인수합병을 주도할 것이다”고 바라봤다.
박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HDC랩스는 건축과 부동산서비스 모든 영역으로 사업확장, 다양한 고객 포트폴리오 구축을 함께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쓰이, 다이코아스테지 등 일본 전통 디벨로퍼들도 부동산서비스영역으로 사업모델을 확장하면서 매출 증가를 이뤄냈다”고 말했다.
HDC아이콘트롤스는 이미 첨단기술분야 스타트업과 협력관계를 형성하는 투자 등을 추진하고 있다.
HDC아이콘트롤스는 8월 메타버스기업인 올림플래닛과 온·오프라인 공간융합사업 관련 업무협약을 맺었다. 두 기업은 프롭테크기업 직방 등이 제공하고 있는 온라인 모델하우스사업을 비롯해 스마트인테리어, 메타버스서비스 플랫폼, 스마트시티를 위한 디지털트윈 구축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HDC아이서비스도 최근 리모델링 전문기업과 건축물 리모델링과 사후관리시스템을 더 전문화하기 위한 제휴를 진행했다.
HDC그룹에 따르면 합병법인 HDC랩스는 보유현금이 2천억 원 규모, 매출은 8천억 원 규모의 기업으로 출발한다.
HDC아이콘트롤스는 앞서 6월 HDC아이서비스와 합병계획을 공식화했다. 26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HDC아이서비스와 합병 승인 안건을 의결하고 12월 합병법인 ‘HDC랩스’로 공식 출범한다.
HDC랩스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플랫폼기업이 되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HDC랩스 대표는 김성은 HDC아이콘트롤스 대표가 맡고 김희방 HDC현대산업개발 미래혁신실장 등이 HDC랩스에서도 사내이사로 참여한다. HDC현대산업개발 미래혁신본부는 올해 스마트솔루션 개발, 디지털 전환 가속화 등을 위해 신설한 조직이다.
재계와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HDC랩스에 정몽규 HDC그룹 회장의 큰 아들인 정준선씨가 합류해 경영수업을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준선씨는 1992년 출생으로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현재 네이버의 인공지능 기술개발 사내기업(CIC)에서 일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HDC랩스 출범 등은 그룹 차원에서 융합을 통한 시너지를 위한 결정”이라며 “경영과 현장, 사업모델 등에서 모두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고 그룹사와 협업도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