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충희 기자 choongbiz@businesspost.co.kr2021-10-10 15:5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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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천 에이케이에스앤디 대표이사가 AK플라자 브랜드 통합 이후 첫 매장인 AK플라자 광명점 개점을 앞두고 있다.
김 대표는 이른바 랜드마크 전략을 적극 활용해 AK플라자 광명점을 경기 서남권 대표 쇼핑몰로 만들 계획을 세웠다.
▲ 김재천 에이케이에스앤디 대표이사.
다만 AK플라자 광명점은 코스트코, 이케아, 롯데 등 유통공룡들과 정면승부가 불가피해 김 대표가 어떤 차별성을 보일지 주목된다.
10일 에이케이에스앤디에 따르면 김 대표는 이달 29일 개장하는 AK플라자 광명점을 개장하기 위한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이 매장은 김 대표가 애경그룹 유통매장을 AK플라자 브랜드로 통합한 이후 설립하는 첫 매장이라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김 대표는 AK플라자 광명점을 흥행시켜 경기 서남권 쇼핑 랜드마크로 만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이를 위해 매장을 밀집시키기 보다는 볼거리와 즐길거리 중심으로 꾸미고 휴식공간을 늘리는 랜드마크 전략에 힘을 줬다.
최근 유통업계에서는 매장을 볼거리와 즐길거리 중심으로 꾸며 방문객의 체류시간을 늘리고 식음료 중심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랜드마크 전략을 오프라인 유통사업 침체의 대안으로 삼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 양재점을, 현대백화점그룹은 여의도 더현대서울을 볼거리와 즐길거리 중심으로 꾸며 성과를 내고 이를 그룹 매장전략에 확대적용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AK플라자 광명점 역시 엔터테인먼트와 식음료 등이 전체 매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도록 해 이와 같은 효과를 노리고 있다. 이 밖에 매장 곳곳에 작은 숲을 조성해 휴식공간으로 만들고 반려동물 입장을 허용해 다른 유통업체와 차별화를 노린 것도 특징이다.
에이케이에스앤디 관계자는 "광명시는 경기도 서남권 쇼핑 중심지가 될 잠재력을 지닌 도시다"라며 "AK플라자 광명점은 미디어와 쇼핑이 결합한 체험형 쇼핑몰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광명시는 서울과 인접했고 자체 인구만도 34만 명에 이르러 상권 전망이 밝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AK플라자가 들어설 일직동 KTX광명역 일대는 경기 서남부 최대 상권 가운데 하나로 서울 지하철 1호선과 수도권 5개 고속도로가 만나는 곳이다. 이에 따른 유동인구는 연간 7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광명역세권 개발사업까지 마무리되면 광명역 인근에만 1만457세대(약 2만4천 명)가 추가 입주해 상권 가치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곳이 코스트코코리아 광명본사와 이케아코리아 광명본사, 롯데아울렛 등 유통 대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유통 격전지라는 점 때문에 김 대표가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
앞으로 AK플라자 광명점을 어떻게 차별화해 갈지가 중요한 셈이다.
특히 애경그룹 유통사업이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상황이어서 김 대표의 어깨는 더 무거울 수밖에 없다.
2000년대 이후 유통업계 주요 전장이 온라인채널로 넘어가면서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침체를 겪어왔다.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명품 중심의 메가백화점과 염가제품 중심의 창고형할인점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중소형 백화점과 패션몰을 주로 운영해온 애경그룹 유통사업부문으로서는 활로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애경그룹 유통사업부문은 공격적 확장정책으로 부진을 이겨낸다는 전략을 펴기도 했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여기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더욱 위기를 맞고 있다.
에이케이에스앤디는 2020년 매출 2131억 원, 영업손실 221억 원을 내 2019년보다 매출은 14.3% 줄고 영업손실을 내며 영업수지가 적자로 전환했다.
이에 애경그룹은 그룹의 한 축인 유통사업을 되살리기 위해 2020년 여러 계열사가 나눠 보유하던 유통매장을 에이케이에스앤디에 집중시켰으며 그해 11월에는 김재천 전 제주항공 부사장을 에이케이에스앤디 대표이사로 선임해 유통사업 전략을 새로 짜도록 했다.
김 대표는 2021년 회사의 슬로건을 '데일리 프리미엄'으로 내걸고 고객의 다양한 욕구 충족, 유통서비스 본질 집중, 지역사회와 상생 강화 등에 힘쓴다는 방향을 내놨다. 5월에는 매장명을 AK플라자로 일원화하는 등 굵직굵직한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브랜드 통합 당시 김 대표는 "이것은 단순한 브랜드명 통일이 아니라 유통업계에서 AK플라자의 영토를 확대한다는 의지가 담긴 선택이다"라며 "더 많은 고객에게 AK플라자의 '데일리 프리미엄' 가치를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