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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모빌리티 주도권 위해 데이터 쥐어야, 정의선 빅테크와 손잡나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1-10-04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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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정의선 회장체제 이후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자동차시장이 100년 만의 대격변기에 들어선 만큼 가야할 길은 여전히 멀다. 

자율주행 역량이 미래 모빌리티시대의 주도권을 좌우할 핵심으로 부상하는 상황에서 이를 확보하기 위한 정 회장의 발걸음도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 자율주행 뒷받침하는 인공지능, 미래 모빌리티 핵심으로 떠오르다 

4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미래 모빌리티시장의 주도권은 누가 얼마나 안전한 자율주행기능을 갖춘 전기차를 만드느냐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 모빌리티 주도권 위해 데이터 쥐어야,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806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의선</a> 빅테크와 손잡나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전기차는 이제 완성차기업이 갖춰야 하는 기본소양이 됐다. 

글로벌 완성차기업들은 빠르면 2025년, 늦어도 2035년 안에 내연기관차 생산과 판매를 중단하고 전기차 위주의 친환경차만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이런 상황에서 미래 모빌리티시장에서 확고한 리더로 자리매김하려면 기계적 성능을 넘어 차별적 자율주행 역량을 동시에 보여줘야만 한다.

수많은 첨단 IT기술을 결합해 인간의 개입 없이도 안전한 주행을 보장하는 자율주행 기능이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 경쟁력이 된다는 얘기다.

미국 테슬라는 이미 전기차를 넘어 자율주행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테슬라는 8월19일 ‘인공지능 데이’를 열고 인간보다 뛰어난 운전실력을 갖춘 자율주행기술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테슬라는 이 자리에서 딥러닝 기술을 통해 도로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상황을 파악하고 차량을 제어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선보였다.

테슬라의 인공지능은 차량에 장착된 8개의 카메라를 통해 들어온 영상정보를 신경망기술로 분석하고 분류한 뒤 주변 환경을 스스로 판단해 자율주행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행사의 이름이 ‘자율주행 데이’가 아닌 ‘인공지능 데이’였던 데는 이유가 있다.

테슬라는 2년 전만 해도 자율주행기술을 소개하는 자리를 ‘자율주행 데이’라고 했다. 자율주행기술을 뒷받침하는 핵심이 곧 인공지능이라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 인공지능 고도화에 ‘데이터’는 필수, 완성차기업 빅테크 연합도 빨라져

문제는 인공지능 고도화를 위해 필수적 요소가 바로 데이터라는 점이다.

테슬라는 현재 약 100만 대 가량의 판매차량을 통해 도로 위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상황과 운전자의 주행습관 등을 데이터로 수집하고 있다. 테슬라가 올해 1월까지 축적한 주행 데이터는 모두 51억 마일(약 82억km)이다.

테슬라는 축적한 데이터를 통해 인공지능기술을 개선하고 이를 자율주행 역량 강화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경제적 해자(경쟁기업이 넘볼 수 없는 압도적 경쟁우위 요소)를 구축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기업들도 이런 흐름을 정확히 짚고 있다.

여러 완성차기업 역시 미래 모빌리티시장의 주도권의 성패를 가르는 요소가 자율주행역량이라고 본다. 하지만 완성차기업들은 인공지능역량도, 인공지능을 개발하기 위해 필수적 데이터 수집역량도 모두 부족하다. 

글로벌 대형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와 연합하는 것이 대안으로 떠오른다. 

완성차기업들이 갖추지 못한 데이터 수집·처리·해석 역량을 보완해줄 수 있는 상대가 바로 빅테크기업이기 때문이다.

이런 전략은 빅테크기업의 이해에도 맞아떨어진다. 빅테크기업은 앞으로 20~30년 지속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자율주행 시장에 진출하고 싶어하는데 이들에게 없는 완성차제조 역량을 협업으로 얻을 수 있다.

제너럴모터스(GM)과 마이크로소프트, 폴크스바겐·포드와 자율주행 기술 스타트업 아르고AI, 볼보와 중국의 차량호출기업 디디추싱 등은 인공지능 기반 자율주행차인 로보택시 사업에서 모두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테슬라와 비(非)테슬라 진영의 완성차기업 모두 데이터 확보를 위한 각자도생의 길을 찾아나선 모양새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의 공통목표는 결국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자율주행기술을 만드는데 필요한 인공지능을 개발하기 위해 필수적 데이터를 확보하고 활용하기 위한 최적의 길을 찾는 것이다.

정의선도 빅테크와 연합 강화할까, 인공지능 역량 고도화 시험대

현대자동차그룹도 이런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17년 정의선 회장시대가 열린 이후 현재까지 수십 건의 지분투자와 협력 등을 통해 자율주행역량을 강화해 왔다. 2019년에는 미국 자율주행 기업인 앱티브와 합작해 모셔널이라는 회사를 세우기도 했다.

모셔널은 라스베이거스에서 로보택시 시험서비스를 10만 회 이상 진행하고 241만km의 사전 시험주행 등을 통해 자율주행 4단계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의 속도가 여전히 더디다는 목소리도 증권가에서 나온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자율주행의 뇌라 할 수 있는 에지컴퓨터 없이는 인공지능모델 개발을 위한 데이터 확보가 불가능하다”며 “현대차그룹의 에지커퓨터는 엔비디아와 협업을 통해 2023년 이후 장착될 예정인데 이전까지는 자율주행 개발을 위한 데이터 축적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그는 “현대차그룹은 2023년 로보택시를 출시하기로 했는데 이는 완성차기업과 비교 관점에서 느린 전개는 아니지만 완성차기업과 협업해 로보택시 개발을 이어가고 있는 빅테크와 비교 관점에서는 빠르다고 할 수 없다”고도 진단했다.

실제로 구글과 아마존, 알리바바 등 글로벌 선두권 빅테크기업은 이미 2020년 말부터 피닉스와 라스베이거스, 샌프란시스코, 상하이 등 대도시에서 로보택시의 상용화에 들어갔다.

현대차와 기아가 갈수록 빨라지는 모빌리티 흐름에 발맞추려면 더욱 공격적으로 데이터 확보 전략을 전개해야 한다는 뜻이다.

양질의 데이터 확보를 위한 차량 공급과 데이터 공유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완성차기업처럼 빅테크기업과 연합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구글과 애플 등 대부분의 (자율주행) 개발 기업들은 시험주행을 위한 차량 확보가 난제”라며 “현대차그룹은 높은 에너지 효율성을 지닌 순수전기차를 공급해 데이터 확보를 위한 오픈 플랫폼을 조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대차그룹이 빅테크기업에 경쟁력 있는 전기차를 공급하고 이를 통해 얻는 데이터를 공유받는 방식으로 협업해야 한다는 얘기다. 초기에는 많은 비용이 드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다양한 주체로부터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확보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현대차그룹은 여러 완성가기업 가운데 미래 모빌리티시대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독일 자동차분석기관 CAM이 모빌리티기술과 투자성과와 관련해 291개 기준으로 산출한 모빌리티 혁신지수에서 현대차그룹은 58.2점을 받아 4위에 올랐다.

1위는 테슬라이며 2위와 3위는 각각 독일 폴크스바겐그룹, 중국 BYD(비야디)였다.

CAM은 테슬라를 톱이노베이터(최고 혁신기업)로 선정했으며 폴크스바겐그룹과 BYD, 현대차그룹은 패스트팔로워로 분류했다.

현대차그룹 밑으로는 프랑스 르노, 미국 GM, 독일 다임러, BMW 등 내연기관차 시대의 주요 기업들이 포진돼 있다. 이들은 모두 패스트팔로워를 뒤쫓는 팔로워그룹으로 분류됐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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