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사내이사를 김정태 회장 1명에서 3명으로 늘린다.
김병호 하나금융 부회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하나금융 사외이사에 선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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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
사내이사를 늘리는 것은 김 회장의 후계구도와 관련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25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 김 부회장과 함 행장을 사내이사에 새로 선임한다. 이렇게 되면 하나금융 사내이사는 김 회장을 포함해 3명으로 늘어난다.
김 회장은 2014년 4월 이후 약 2년 동안 혼자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해 왔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조직 슬림화를 위해 사내이사를 1명만 뒀다”며 “KEB하나은행의 출범 이후 계열사 간 협업과 통합은행의 시너지 극대화를 필요로 하는 점을 감안해 사내이사를 3명으로 늘렸다”고 말했다.
금융위가 요구한 지배구조 안정화 조치도 이번에 사내이사를 늘리는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2014년 말 발표한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에서 금융회사 CEO의 비상상황 발생에 대비해 대행자 후보선임 등 비상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금융위가 CEO 외에 다른 사내이사를 선임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금융권에서는 판단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사내이사 수를 늘리면서 금융당국의 방향성에 맞춰 지배구조를 정비하고 비판을 받았던 부분도 정리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의 사내이사가 늘어나면서 김 회장이 자연스럽게 후계 경쟁구도를 구축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병호 하나금융 부회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사내이사에 선임되면 김 회장의 후계자로 한 발 앞서가게 될 것은 뻔하다.
김 부회장은 1961년생으로 지난해 최연소 하나은행장으로 일했다. 그는 하나금융에서 여러 인수합병 작업을 맡았던 전략통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이 하나은행장을 맡았던 시기에 경영관리그룹 부행장으로 함께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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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호 하나금융 부회장(왼쪽)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
함 행장은 지난해 9월 KEB하나은행장으로 발탁됐다. 그는 수도권과 지방을 아우르는 영업통으로 KEB하나은행의 안정화를 이끌어낸 것으로 평가된다. 김 회장과 같은 서울은행 출신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 회장이 김 부회장과 함 행장을 물망에 올려놓고 ‘포스트 김정태’의 향방을 고려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김 회장도 하나은행장 시절 하나금융 회장 자리를 놓고 김종열 전 하나금융 사장과 경쟁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 관계자는 “지금은 김 회장이 임기를 2년이나 남겨놓은 상황”이라며 “김 부회장과 함 행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김 회장의 후계 구도와 연결하기에 시기가 이르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2012년 3월에 취임해 지난해에 한 차례 연임했다. 2018년 3월에 임기가 끝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