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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 반도체기판 신사업 서두르나, 정철동 애플 의존도 낮출 카드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  2021-09-03 14:4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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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동 LG이노텍 대표이사 사장이 반도체기판 신사업으로 매출처 다변화를 추진한다.

LG이노텍은 올해 애플의 새 아이폰 출시효과에 힘입어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되지만 동시에 애플 의존도가 높아진다는 부담도 함께 안고 있다.
 
정철동 LG이노텍 대표이사 사장.

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이 기판소재사업부(반도체기판)에서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기판을 조만간 사업화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기판은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와 다른 장치를 연결하는 데 쓰이는 부품이다. 

LG이노텍 기판소재사업부는 현재 모바일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에 필요한 플립칩 칩스케일패키지(FCCSP)기판을 주로 생산하는데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기판은 이보다 기술 난도가 높지만 수익성이 좋다.

최근에는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기판의 수요가 앞으로 수 년 동안 증가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상위 메모리반도체회사들이 새로운 D램 규격인 DDR5 D램의 양산을 준비하고 있으며 인텔이 이에 발맞춰 DDR5 D램을 지원하는 중앙처리장치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에 데이터센터 및 서버 운영회사(하이퍼스케일러)들부터 중앙처리장치를 인텔의 신제품으로 교체하면서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기판의 수요가 증가한다는 것이다.

LG이노텍 관계자는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기판은 현재 태스크포스를 꾸리고 기술을 검토하는 단계다”며 “사업화와 관련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LG이노텍이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기판의 사업화에만 머물지 않고 대규모 시설투자까지 추진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정철동 사장에게 반도체기판 신사업은 LG이노텍이 안고 있는 ‘높은 애플 의존도’ 고민을 해결하는데 필요한 카드이기 때문이다.

LG이노텍은 해마다 광학솔루션사업부(카메라모듈)에서 매출의 70% 이상이 나올 정도로 카메라모듈사업의 비중이 크다. 기판소재사업부는 매출의 13%가량을 담당한다.

애플은 LG이노텍 카메라모듈과 반도체기판의 ‘큰손’이다. 상반기 기준으로 LG이노텍 매출 5조4250억 원 가운데 68%에 해당하는 3조6992억 원이 애플과 거래에서 나왔다.

LG이노텍의 애플 의존도는 2016년 매출기준 37%에서 지난해 68%까지 꾸준히 높아졌다. 올해는 의존도가 더 높아질 공산이 크다.

앞서 8월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애플이 9월 출시할 아이폰13을 9천만 대 수준으로 생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전작보다 20% 증가한 수치다.

그런데 올해부터 중국 카메라모듈회사 오필름(O-Film)이 애플의 카메라모듈 거래선에서 빠진다. 기존 거래선 가운데 대만 샤프는 카메라모듈 주력 생산기지인 베트남 공장이 코로나19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LG이노텍이 애플에 공급하는 카메라모듈이 지난해보다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LG이노텍은 애플의 아이폰13 효과에 힘입어 올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1조1150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보다 64% 급증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창사 이래 첫 영업이익 1조 원이다.

정 사장은 지난해 사내 영상을 통해 2025년 영업이익 1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를 4년 앞당기는 것이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는 애플의 사업전략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LG이노텍 매출구조와 관련해 우려 섞인 시선도 나온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시점에서 LG이노텍은 애플의 카메라모듈 주요 거래선 입지가 흔들릴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오히려 애플의 스마트폰사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를 놓고 고민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사장으로서는 애플과 거래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애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는 셈이다.

LG이노텍이 삼성전자에 카메라모듈을 공급하지 않는 이상 광학솔루션사업부에서 애플에 버금가는 대형고객사를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

LG이노텍 전장부품사업부는 매출비중이 10% 안팎으로 기판소재사업부와 규모 면에서는 비슷하다. 그러나 기판소재사업부가 20% 수준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보인 것과 달리 전장부품사업부는 적자를 이어오고 있어 신사업보다 안정적 수익구조 확보가 더 시급하다.

결국 정 사장으로서는 기판소재사업부의 신사업을 통해 LG이노텍의 매출처를 다변화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지인 셈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 기판소재사업부는 경쟁력이 높아 5G(5세대 이동통신) 확산 등 흐름 속에서 지속적으로 성장 기회를 만들어갈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기판사업 진출 여부도 성장성을 가늠하는 데 중요한 관심사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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