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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유승민 경선 오월동주, 윤석열 대세론 균열이 일차목표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1-08-30 15:4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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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통령후보 경선에 참여하는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맞서 사실상 공동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은 보수야권에서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는데 윤석열 대세론에 균열을 내야 한다는 같은 목표를 공유한 까닭에 한 배를 탔다는 시선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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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대통령후보 경선에 참여하는 홍준표 의원(왼쪽), 유승민 전 의원.

30일 국민의힘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은 대선 경선 과정에서 보조를 맞추는 일이 많아졌다.

전날 윤 전 총장이 첫 정책공약으로 발표한 부동산 공약을 놓고도 두 사람은 날카로운 비판의 한 목소리를 냈다. 

홍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좌파보다 더한 원가주택 운운은 기가 막히는 헛된 공약”이라며 “여당의 이재명 후보보다 더 허황된 공약을 제1호 공약이라고 내세우는 것을 보니 다음 공약도 보나마나 뻔하다”고 깎아내렸다.

유 전 의원도 “윤석열 후보의 원가주택은 이재명 후보의 기본소득, 기본주택과 같은 허황된 포퓰리즘”이라며 “윤 후보가 금과옥조처럼 여긴다는 밀튼 프리드먼의 시장원리를 제대로 이해했다면 나올 수 없는 포퓰리즘 공약”이라고 평가했다.

약속이나 한 듯이 윤 전 총장의 부동산공약을 여당의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공약과 빗대며 비판한 셈이다.

당내 경선규칙에 ‘역선택 방지조항’을 적용하는 문제에서도 두 사람은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윤 전 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캠프는 여권 지지자들의 역선택 방지를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홍 의원은 “지금 와서 호남을 소외시킬 수 있는 역선택 방지조항은 크나큰 역풍을 불러 올 수 있다”며 이미 확정된 대로 역선택 방지조항을 배제해야 한다는 뜻을 보였다.

유 전 의원도 역선택 방지 주장을 놓고 “정권교체 의지가 있기는 있나”고 따졌다.

그는 당 선거관리위원회를 향해서도 “윤 후보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불공정한 경선룰을 만든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선관위에 있음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견제구를 던졌다.

이처럼 최근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이 한 목소리를 내는 일이 많아졌지만 두 사람이 정치적으로 접점이 있다고 하긴 어렵다.

오히려 서로 다른 정치여정을 걸어왔다고 할 수 있다. 홍 의원은 정통보수를, 유 전 의원은 개혁보수를 각각 대표한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는 두 사람이 정치적으로 갈라선 계기가 됐다. 홍 의원이 자유한국당에 남았던 것과 달리 유 전 의원은 자유한국당을 탈당해 뜻을 같이했던 ‘탈당파’들과 함께 바른정당을 창당했다.

제 19대 대선 때는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이 각각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대선후보로 출마해 보수의 종주권을 놓고 치열하게 대결하기도 했다.

이처럼 결이 다른 두 정치인이 입을 맞춘 듯 비슷한 행보를 하는 것은 현재 이해관계가 일치하기 때문이란 시선이 나온다. 당내 경선의 선두주자인 윤 전 총장에 맞서다 보니 자연스럽게 암묵적 협력관계를 형성했다는 얘기다.

홍 의원이나 유 전 의원의 대선 도전의 가장 큰 걸림돌은 '윤석열 대세론'이라 할 수 있다. 대세론이 깨지면 실력으로 승부를 볼 수 있는데 지금의 대세론이 이어진다면 경선 패배는 불을 보듯 뻔하다. 

여기에 윤 전 총장의 정책적 몰이해와 준비 부족이 부각될수록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의 정치경험이 돋보일 수 있다. 두 사람은 당내 대선주자 가운데 정치경험과 인지도가 가장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윤 전 총장의 대세론에 균열 조짐도 보인다. 윤 전 총장과 마찬가지로 정치신인으로서 관심을 모았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이미 예선 탈락의 가능성이 점쳐질 정도다. 정치무대 등판 초기의 관심과 지지도는 물거품처럼 사라질 수 있다는 말이다. 

30일 발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는 8월 4주차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를 보면 윤 전 총장은 지난주보다 2.4%포인트 내린 27.4%의 응답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 전 원장은 2.8%포인트 하락한 2.3%로 집계됐다.

범보수권 인물로 한정한 다음 대선후보 적합도를 보면 윤 전 총장은 지난주보다 2.5%포인트 하락한 25.9%, 홍 의원은 1.2%포인트 상승한 21.7%로 두 사람의 격차가 오차범위 안으로 좁혀졌다. 홍 의원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데 정치권 다수가 동의하고 있다.

유 전 의원도 1.8%포인트 오른 12.1%로 상승세를 보인 반면 최 전 원장은 2.3%포인트 내린 3.6%로 크게 뒤처졌다.

이번 조사는 TBS 의뢰로 27~28일 이틀 동안 전국 만18세 이상 1015명의 응답을 받아 이뤄졌다. 자세한 사항은 한국사회여론연구소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만 홍 의원과 유 전 의원도 결국 충돌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두 사람 모두 다음 대선을 마지막 정치적 도전이라고 공언한 만큼 하나밖에 없는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두 사람 역시 대결을 펼쳐야 한다.

앞서 유 전 의원은 27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홍준표윤석열을 잡고 유승민홍준표를 잡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같은 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살아오면서 가장 혐오하는 부류가 배신자”라며 “눈 앞에 작은 이익을 두고 거기에 혹해서 바람 앞에 수양버들처럼 흔들리며 믿음을 배신하는 것은 용서하기 어려운 몰염치”라고 적었다.

문재인 정부에 있다 야권으로 향한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을 직격한 것으로 해석됐지만 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며 당을 떠났던 유 전 의원까지 겨냥했다고 보기도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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