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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포인트 사태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급물살, 고승범 태도 주목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1-08-20 15: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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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와 IT기업 등에 소비자 선불충전금 보호의무를 부과하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도입 논의가 머지포인트 서비스 중단사태를 계기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은 지급결제업무 관리감독권을 두고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가 대립해왔던 사안인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을 지낸 고승범 금융위원회장 내정자의 태도가 주목된다. 
 
머지포인트 사태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급물살, 고승범 태도 주목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왼쪽)와 고승범 금융위원장 내정자.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도입을 통해 금융소비자 보호체계를 확립하는 방안이 국회 및 금융당국과 공동으로 추진되고 있다.

최근 발생한 머지포인트 사태와 비슷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려면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키는 일이 급선무라는 판단 때문이다.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은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1월 대표발의했다. 소비자가 간편결제서비스 등에 미리 충전해 이용하는 선불충전금을 보호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핀테크와 IT기업 등이 충전금을 외부에 별도로 보관하도록 해 소비자의 예치금을 보호하고 금융당국이 해당 기업의 지급결제업무를 관리감독 대상으로 삼아 안전성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지급결제업무 관리감독이 중앙은행의 고유권한이라며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의견을 냈고 결국 금융당국 및 국회와 시각차가 나타나며 개정안은 국회에서 약 9개월째 계류되고 있다.

머지포인트 사태를 계기로 한국은행이 금융당국의 지급결제업무 관리감독 내용을 빼고 개정안 통과를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는 태도를 보이며 상황이 변화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18일 입장문을 통해 소비자 보호체계를 시급히 확립하려면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에서 기관들 사이 이견을 보이는 조항을 빼고 국회 통과를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금융당국도 머지포인트 사태 수습과 후속조치가 다급한 상황에서 한국은행의 제안을 반대할 만한 명분이 실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머지포인트 운영사인 머지플러스는 여러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방식으로 소비자들에 대량의 선불충전금을 받은 뒤 돌연 대부분의 가맹점 서비스를 중단했다.

선불충전금을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파악한 소비자들이 머지플러스 본사에 단체로 찾아가 환불을 요구했고 금융당국은 경찰 및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서비스에 적용되는 선불충전금은 대기업이 운영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대규모 가맹점 제휴 중단사태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희박하다.

그러나 머지플러스와 같은 소규모 기업이나 핀테크기업 등에서 비슷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려면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이 조속히 국회를 통과하고 시행돼야만 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금융당국이 지급결제업무 관리감독 권한을 갖춰 충전금 거래정보 등을 확보하고 있어야 금융사고가 발생했을 때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금융당국이 이를 통해 중앙은행 고유 권한을 침범하고 개인정보를 침해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소비자 보호와 지급결제업무 관리감독은 무관하다고 맞서고 있다.

한국은행이 머지포인트 사태를 계기로 지급결제업무 관련된 조항을 제외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통과를 주장하는 것은 이 총재가 그동안 내놓았던 의견과 같은 선상에 있다.

8월 말 국회 청문회를 거쳐 새로 금융위원장에 오를 고승범 내정자가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추진 과정에서 어느 쪽 의견에 힘을 실어줄지가 가장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고 내정자는 장기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으로 일하며 이 총재와 손발을 맞춰왔기 때문에 금융위원장에 오른 뒤 한국은행 의견에 따라 지급결제업 관리감독 권한을 포기하려 할 수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월에 금융위에서 추진하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통과에 반대하는 내용의 성명을 낸 적도 있는 만큼 고 내정자가 금융위원장에 올라도 태도가 바뀌기는 쉽지 않다.

금융통화위원회는 당시 “금융당국의 지급결제업 관리감독은 지급결제시스템 안전성을 해치고 운영상 복잡성을 증대시키는 만큼 해당 조항에 합리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결국 고 내정자가 금융위원장에 취임하는 대로 한국은행과 국회, 금융당국에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의 일부 조항을 수정한 뒤 법안 통과를 조속히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열리는 고 내정자 인사청문회에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과 관련한 시각을 묻는 국회의원들의 질문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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