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권 가격이 바닥을 모르고 내려가고 있다. 항공사들이 초저가 경쟁을 계속 펼치고 있다.
KTX는 물론이고 고속버스보다 저렴한 항공권 가격이 어떻게 가능할까? 항공사들은 이렇게 팔고도 수익을 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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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항공 항공기 모습. |
10일 제주항공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3월8일부터 4월30일 사이에 출발하는 김포~제주 편도항공권을 1만5900원에 판매한다.
이에 앞서 제주항공은 2월에 김포~제주 편도항공권을 역대 최저 가격인 5900원에 판매했다. 점심값도 안 되는 돈으로 제주도를 갈 수 있는 셈이다.
제주항공뿐 아니라 티웨이항공도 2월 모바일앱을 통해 2~3명이 함께 발권하면 최대 94%를 할인해 주는 행사를 진행했다. 3명이 발권했을 때 김포~제주 왕복항공권 가격이 1인당 1만5800원에 불과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말도 안되는 수준으로 싸게 팔더라도 안 파는 것보다 훨씬 남는 장사라고 입을 모은다.
승객이 다 차지 않아도 항공기가 무조건 출발해야 하는 만큼 한 명이라도 더 태우는 게 비용 측면에서 이득이 된다는 것이다. 실제 성수기를 제외하면 항공기에 승객이 다 차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항공사들은 특가판매로 홍보효과도 톡톡히 누릴 수 있다.
항공사가 특가로 내놓는 항공권은 연간 판매량의 약 1%에 그친다.
그러나 특가판매를 진행할 때마다 포털사이트 검색어에 항공사가 하루종일 오르내린다. TV 광고를 여러번 내보내는 것보다 더 큰 광고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이다.
특가항공권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항공사 회원으로 가입하는 경우도 많다. 제주항공의 경우 1월 진행한 특가항공권 행사 이후 10만 명 이상이 신규회원으로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저가를 노리고 예약을 시도한 소비자가 최저가 항공권을 사지 못해도 다른 항공권을 살 때도 많다.
그러나 특가항공권 판매가 잦아지면서 소비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항공사들이 행사를 진행할 때마다 홈페이지 접속이 어려워지는 상황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특가항공권이 아니라 ‘로또항공권’이라는 비아냥도 나오고 있다.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제주항공은 2월 행사를 노선별로 나눠 진행했다.
어렵게 항공권을 구매하는 데 성공해도 소비자의 만족도는 낮은 편이다.
특가항공권에 해당되는 기간이어도 출발 날짜에 따라 가격차이가 크고 연휴 등 수요가 몰리는 날짜는 가격이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항공사들의 특가판매는 주로 지난해의 항공권 수요를 분석한 뒤 빈 좌석을 채우기 위해 진행된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이 많이 몰리는 날짜에 특가항공권을 구매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항공사들이 특가항공권 행사를 지나치게 자주 열면서 항공권 가격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소비자 입장에서 불만이다. 환불이나 취소, 일정 변경이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