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라인(LINE)이 글로벌 진출확대와 부실사업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라인은 올해 출시 5주년을 맞는다. 라인이 성장속도를 높여 글로벌 메신저로 발돋움하기 위해 기업공개(IPO)를 재촉하는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네이버에 대한 이해진 의장의 보유지분이 적어 라인의 기업공개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나는 분석도 나온다.
◆ 사업 속도내는 라인
7일 라인에 따르면 라인은 5월31일부로 ‘라인몰’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결정하고 최근 이런 사실을 공식 블로그에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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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
라인몰은 2013년 12월부터 일본에서 시작된 서비스로 라인 이용자가 물건을 사고팔 수 있는 중개사업 형식을 띄고 있다.
라인은 라인몰의 이용 수수료를 받지 않는 등 파격적 정책을 꺼내들었지만 그동안 성과는 미미했다. 라인몰을 포함한 라인의 기타사업 매출이 전체 라인 매출의 7% 수준에 그쳤다.
라인 입장에서 라인몰이 ‘라쿠텐’ 등 일본의 대형 온라인 쇼핑중개 서비스와 더 이상 경쟁할 수 없다고 판단해 서비스를 조기에 중단하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라인은 라인몰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한 데 앞서 2월에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라인 믹스라디오’ 사업도 2017년 상반기까지 사업을 완전히 청산하기로 결정했다.
라인은 2014년 마이크로소프트에게 믹스라디오를 인수한 뒤 이 사업을 진행했는데 누적적자가 쌓여가는 상황에서 ‘라인뮤직’과 사업영역도 겹쳐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
반면 라인의 글로벌 진출사업은 더욱 호조를 띄고 있다. 라인은 최근 인도네시아 택시호출 서비스 시장에 진출하기로 결정했다.
인도네시아는 인구가 2억5천만 명이 넘고 모바일 서비스사업 성장률도 가파른 곳이다. 라인은 지난해 월실질이용자(MAU) 2억1천만 명을 넘겼는데 이에 만족하지 않고 신흥시장 진출에 열을 내고 있는 것이다.
라인은 '타임라인 광고' 서비스도 올해 2분기 안으로 본격 도입한다. 이 서비스는 사진과 동영상 등 모든 게시물에 광고를 다는 것을 뼈대로 해 라인의 광고수익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 증시상장 위한 사전 정지작업인가
라인의 이런 행보에 대해 기업공개(IPO)를 위한 준비작업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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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인은 믹스라디오에 이어 이용자간 물건거래 중개 서비스인 '라인몰'도 5월31일부로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 |
라인이 일본 혹은 한국증시 상장을 앞두고 기업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려 한다는 것이다.
라인이 상장할 것이라는 말은 2014년부터 외신과 국내 언론을 통해 꾸준히 나왔다. 라인이 외형적인 성장을 충분히 한 만큼 더 이상 상장을 미룰 필요가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라인이 3월24일에 일본 도쿄에서 개최하는 기업설명회에서 상장에 대한 비전을 내놓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라인이 올해로 출시 5년을 맞는 데다 라인이 매년 개최했던 (2015년 미개최) 기업설명회 행사에서 향후 사업비전을 대부분 공개해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네이버의 재무를 총괄하던 황인준 CFO가 최근 라인으로 옮겼다는 점도 증시상장을 위한 작업의 일환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라인은 서비스의 수익성이 기대보다 낮다는 점만 제외하면 외형적 성장은 충분히 달성했다”며 “블룸버그 등 외신에서 라인이 일본증시에 상장할 경우 기업가치가 9조 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는 등 외부에서는 라인이 올해 상장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이해진의 낮은 네이버 지배력이 변수
네이버는 라인이 상장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올 때 마다 이를 부인하고 있다.
네이버의 오너인 이해진 의사회 의장이 보유한 네이버 지분이 적다는 점이 라인 상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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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인준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모바일 메신저 라인 사업에만 전념하기로 했다. |
이 의장은 네이버 지분 가운데 겨우 4.64%만 보유하고 있다. 이 의장과 특별관계인이 갖고 있는 네이버 지분을 모두 포함해도 4.98%에 불과하다.
네이버가 라인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데 만약 라인이 상장하면 라인에 대한 이 의장의 사업 통제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라인이 이른 시일 안에 기업공개를 추진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라인은 지난해 월실질이용자 2억1천만 명을 넘어섰다. 일본과 대만 등에서 가장 인기있는 메신저로 자리매김하는데도 성공했다.
하지만 라인이 더 성장해 글로벌 메신저와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들과 경쟁하려면 글로벌 사업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
위챗을 비롯해 트위터 등 라인의 잠재적 경쟁서비스는 모두 월실질이용자 3억 명을 넘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라인은 주력시장인 일본에서 약 7천만 명의 고객을 확보했는데 이는 일본에서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며 “라인이 상장하면 북미와 남미 등 신흥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재원을 마련하는 데도 유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