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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이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새누리당 중앙당사 기자실에서 당 대표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뉴시스> |
새누리당 당 대표에 출마한 김무성 의원이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상에 대해 유임 쪽으로 군불을 때고 있다. 이는 지방선거 유세 과정에서 비서실 총사퇴를 주장한 데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당 대표에 출마하면서 친박 표를 겨냥한 몸 낮추기로 분석된다.
김 의원은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기춘 비서실장의 거취에 대해 묻는 질문에 “비서실장은 대통령의 선택사항”이라고 대답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이 안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집무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하면 그것은 우리가 이해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그렇다면 김기춘 실장은 그냥 가는 것이 낫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훌륭한 분이며 존경하는 분”이라고 자락을 깐 뒤 “그러나 다소 불만이 있으며 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불만이 있는 부분이 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당과 청와대 관계를 너무 수직적 관계로 만든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이는 김 의원이 지난달까지 김 비서실장이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데서 한발 물러선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의원은 최근까지 김 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비서진의 총사퇴를 주장해 왔다.
김 의원은 지난달 대구시장 후보 지원유세에서 “무능하고 소신 없는 청와대 비서실이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당시 김 의원은 “특정인 이름을 거론하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사실상 김기춘 비서실장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김 의원이 이렇게 말을 바꾼 것은 당 대표 도전을 앞둔 상황에서 친박 표를 얻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 의원이 이날 “친박은 내가 만든 것”이라며 이른바 친박원조론을 내세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 의원은 “나를 비박으로 분류하는 것은 몇몇 사람이 권력을 향유하기 위해 사람들을 밀어내는 데서 오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무조건 충성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다”며 “내가 쓴 소리를 해왔기 때문에 비박으로 분류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이에 앞서 8일 새누리당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의원은 이 자리에서 KBS2 추적60분이 보도한 딸의 교수임용 의혹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추적60분은 7일 김 의원이 지난해 사학비리를 조사하기 위한 국정감사에서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방송했다. 김 의원의 둘째 딸이 지난해 9월 국정감사를 한 달 앞두고 31세의 나이로 경기도의 한 사립대학교 교수로 최연소 임용됐다. 방송은 김 의원이 사학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이 대학 총장의 국정감사 증인채택을 막았고 딸의 교수 임용이 그 대가성일 수 있다고 방송했다.
김 의원은 이런 의혹에 대해 “둘째 딸은 디자인 전공학자로 매년 세계대학평가기관에서 한 번도 1등을 뺏기지 않은 좋은 학교를 나왔고, 현재 재적 중인 학부 교수 공모에 정상적으로 응해 치열한 경쟁을 뚫고 교수에 임명됐다”며 “보도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