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이 차액결제거래(CFD), 상장지수증권(ETN)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증권사 대상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규제가 7월부터 더욱 강화돼 새로운 수익원을 모색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6일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최 부회장이 메리츠증권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다양한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9일부터 국내주식 차액결제거래(CFD)서비스를 출시한다.

차액결제거래는 전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장외파생상품으로 실제로는 주식을 보유하지 않으면서 진입가격과 청산가격의 차액을 현금으로 결제할 수 있는 상품이다.

2015년 교보증권이 포문을 열었던 차액결제거래시장이 지난해 급성장함에 따라 최 부회장도 올 초부터 차액결제거래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금융회사 장외파생상품 거래현황'에 따르면 2020년 국내 차액결제거래 총거래대금은 30조9천억 원을 보이며 2019년 거래대금 8조4천억 원과 비교해 큰 폭으로 늘어났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차액결제거래서비스와 관련해 "하반기 해외주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메리츠증권은 6월 증권사 가운데 9번째로 상장지수증권(ETN)시장에도 진출했다. 상장지수증권이란 증권사가 자기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상품으로 특정 지수의 변동과 수익률이 연동되는 파생결합증권을 말한다.

메리츠증권은 6월17일 한국거래소에 '메리츠인플레이션 국채 ETN', '메리츠 레버리지 인플레이션 국채 ETN', '메리츠 미국 인플레이션 국채 ETN(H)'와 '메리츠 미국 레버리지 인플레이션국채ETN(H)' 등 모두 4개 종목을 상장했다.

메리츠증권은 이를 통해 국내 상장지수증권(ETN)및 상장지수펀드(ETF)시장 최초로 국내 물가연동국채와 미국 물가연동채(TIPS)를 추종하고 있는 상장지수증권을 내놨다.

최 부회장이 사업 다각화를 꾀하는 배경에는 정부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제가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분기 메리츠증권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관련 채무보증 수수료수익은 전체 투자금융 부문 수익 가운데 6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리츠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성장동력으로 삼아 성장해온 만큼 정부규제로 사업 성장이 제한될 수 있어 사업구조를 다변화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금융당국은 증권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이 많아져 부동산경기가 하락할 때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2019년 12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익스포저 건전성 관리방안'을 마련하고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규모를 점진적으로 규제해왔다.

증권사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채무보증은 2020년 7월에 자기자본의 200%까지, 올해 1월에는 자기자본의 150%까지 허용됐으나 7월부터 자기자본의 100%까지만 허용된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축소하는 것은 아니다"며 "부동산 운영 및 수익성 있는 딜에 집중하면서 상장지수증권, 차액결제거래 등 신사업을 확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메리츠증권의 투자금융(IB)부문 성장세가 둔화된 것도 고려해 사업 다각화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1분기 위탁매매부문, 자산관리부문, 투자금융부문, 운용부문 가운데 2020년 1분기와 비교해 영업순수익이 감소한 부문은 투자금융부문뿐이었다.

메리츠증권의 1분기 투자금융부문 영업수순익은 1904억 원으로 2020년 같은 분기 2248억 원보다 15.3% 줄었다.

메리츠증권은 1분기에 순이익 2117억 원을 내며 분기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냈는데 이는 리테일부문과 트레이딩부문의 실적 호조에 힘입은 바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진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