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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선주자 퍼즐 앞에, '스승' 김종인에게 한 수 배우나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1-06-30 16: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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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686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준석</a> 국민의힘 대선주자 퍼즐 앞에, '스승'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6571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종인</a>에게 한 수 배우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서울 중구 한 호텔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정치 스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야권 대통령선거주자들이 얽히고 설킨 상황을 풀어낼 수 있는 한 수를 받았을까?

김 전 위원장이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초반 국민의힘 열세상황을 뒤집고 승리한 일을 깊게 참고할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이 대표는 30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조선일보 주최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에 참석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같은 테이블에 앉았다.

그는 행사가 끝난 뒤 기자들이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과 관련한 대화가 오갔느냐고 질문하자 “그런 부분은 없었고 오히려 내 왼쪽에 앉아있던 안 대표에게 합당과 관련해 좀 더 전격적으로 추진하자는 제안을 했다”고 대답했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의 입당시기를 놓고 “공당으로서 진행해야 할 일정이 있기 때문에 특정 주자를 위해 일정을 조정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계속 공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선 버스는 무조건 정시에 출발해야 하고 버스가 아닌 택시나 다른 교통수단은 대선이란 큰 선거에서 굉장히 위험하다”고 했다.

이 대표의 ‘경선 버스론’은 정시에 노선표대로 운행하는 버스처럼 경선일정을 운영하겠다는 구상이다. 당 밖 대선주자들이 입당해 경선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당의 일정대로 순서를 진행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기에 가장 높은 대선 지지도를 보이는 윤 전 총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민의힘이 대선으로 가는 길에 최우선 과제는 윤 전 총장 영입이다. 윤 전 총장이 보수야권에서 독보적 지지율을 보이고 있어 그가 없다면 대선 준비를 제대로 시작하지도 못할 판이다. 윤 전 총장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가 국민의힘의 대선 로드맵에서 결정적인 변수가 된 셈이다.

윤 전 총장의 입당을 학수고대할 형편임에도 이 대표는 이날 오히려 안 대표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

앞서 이 대표는 당대표에 당선된 바로 다음날인 13일 안 대표와 서울 상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합당 논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윤 전 총장의 잠재적 경쟁자인 안 대표와 거리를 좁히는 모양을 취하며 윤 전 총장을 압박하고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은 윤 전 총장의 보수야권 내 입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대표가 당 밖 대선주자들을 상대하는 태도는 재보선 때 김 전 위원장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경선 버스론 역시 당을 야권 단일화의 중심 플랫폼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김 전 위원장의 재보선전략과 일맥상통한다.

김 전 위원장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초입에 국민의힘 후보들의 지지도가 안철수 대표(당시 국민의힘 후보)나 더불어민주당 후보들보다 낮게 나오는 열악한 상황에서 승리를 일궈냈다.

당시 안 대표의 지지도가 높았기 때문에 국민의힘 안에서도 안 대표를 야권 단일후보로 세워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럼에도 김 전 위원장은 안 대표와 줄다리기에서 조금도 양보를 하지 않았고 야권 단일화 경선과 최종 본선에서 잇달아 승리하며 대역전극을 펼쳤다.

지금 야권의 대선판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보다 더 복잡하다. 국민의힘의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함께 당 밖 윤 전 총장, 안 대표, 최재형 전 감사원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얽혀 있다.

이 대선주자들은 서로 이해관계가 엇갈린다. 이 대표는 이들과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를 하면서 국민의힘의 주도권도 챙겨야 하는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이런 국면에서 이 대표은 김 전 위원장의 조언을 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김 전 위원장을 두고 ‘생존 인물 가운데 정신적 스승’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실제 이 대표는 국민의힘 안에서 김 전 위원장과 가까운 사람으로 분류된다.

실제 이 대표는 당대표로서 김 전 위원장의 당 운영방침을 상당 부분 계승하고 있다. 당대표 취임 뒤 잇달아 호남을 방문해 경제적 지원정책을 약속하는 등 김 전 위원장의 ‘호남과 동행’ 기조를 충실히 따랐다.

이 대표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이 있는 봉하마을을 방문해 “국민의힘에서 노 전 대통령에 관한 폄훼를 정치적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이 역시 보수가 변화해야 한다는 김 전 위원장의 방침과 맞닿아 있다.

김 전 위원장이 단순히 '스승'으로서 조언을 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민의힘 대선 전략을 짜는 중책을 맡을 것이란 전망도 아직 많이 나온다. 이 대표는 당대표 후보시절 TV토론에서 대표가 되면 김 전 위원장을 다시 영입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전날 저녁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김 전 위원장을 만나 저녁식사를 하며 약 90분 동안 단 둘이 대화를 나눴다.

이 대표는 이날 오간 대화의 내용을 묻는 기자 질문에 “윤 전 총장 얘기는 비중이 없었다”며 “김 전 위원장이 ‘나중에 보면 알겠지’란 식으로 큰 관심이 없어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김 전 위원장이 ‘경제가 화두로 커질 터이니 경제분야의 사람도 강화하고 정책도 강화해야 한다’는 말을 해줬다”고 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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