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지분을 놓고 경쟁하고 있는 유진기업과 파인트리자산운용이 동양에 유상감사를 요구하고 있다.
인수 불확실성이 높은 점을 고려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두 회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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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경선 유진기업 회장. |
동양은 23일 “주주인 파인트리자산운용 및 유진기업이 주주제안으로 유상감자를 제안했다”며 “이사회 결의를 통한 주주총회 의안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파인트리자산운용과 유진기업은 동양의 1, 2대주주에 올라있다. 파인트리자산운용은 동양 지분 9.75%를 보유하고 있고 유진기업은 9.31%를 소유하고 있다.
두 회사는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참가라고 밝히며 적대적 인수합병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동양은 매력적인 매물이다. 동양은 지난해 매출 4187억 원, 영업이익 352억 원을 냈다. 2014년보다 매출은 9.8%, 영업이익은 45.8%나 늘어났다.
또 자산총계도 2014년 8304억 원에서 지난해 1조1656억 원으로 증가했다. 부채는 2014년 4555억 원에서 지난해 2335억 원으로 줄었고 이 기간에 자본은 3750억 원에서 9321억 원으로 급증했다. 동양시멘트 매각으로 차입금을 갚고 현금 5천억 원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동양은 2월 초 2년4개월만에 법정관리를 졸업하고 우량기업으로 거듭났다.
동양은 법정관리를 졸업하기 전에 적대적 인수합병을 막기 위해 정관변경을 했다. 이사회 숫자를 16명에서 현재 인원인 10명으로 줄여 이사의 추가선임을 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이사를 해임하기 위해서는 지분 33%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유진기업이나 파인트리자산운용은 현재 10% 미만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이사를 교체하기 어렵기 때문에 당장 적대적 인수합병을 추진하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유진기업과 파인트리자산운용이 일단 동양의 풍부한 자본을 투자수익으로 회수하기 위해 유상감자를 요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상감자는 기업의 규모에 비해 자본금이 많은 경우 주식수를 줄이면서 자본금 일부를 주주에게 돌려주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주주들의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유상감자를 시행한다. 지분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주주들에게는 이득이다.
적대적 인수를 위해 지분을 늘려야 하는 유진기업과 파인트리자산운용 입장에서 유상감자가 필요한 이유가 또 있다. 유상감자는 자본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인수나 매각을 수월하게 하기 위한 방편으로 사용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유진그룹과 파인트리자산운용은 동양 이사회에 발을 들이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유진그룹은 이사 수를 15명으로, 파인트리자산운용은 16~17명으로 늘리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법률자문사를 선임해 주주총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동양은 법무법인 광장을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하고 적대적 인수 방어를 위한 법률 자문을 받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