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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인천공항 수출입청사에서 열린 전국 세관장회의에 참석한 뒤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
한국 경제의 수출부진이 예상보다 심각하다.
중국, 일본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보다 수출감소 폭이 큰 데다 부진 양상도 지속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경기침체와 국제유가 하락 등이 수출 부진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수출 부진이 가장 큰 위협이라며 수출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22일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한국은 1월에 수출액 366억2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보다 수출액이 18.8% 줄었다. 이 수출 감소폭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크다.
한국의 수출액 감소폭은 1월 기준으로 중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주요국가들보다 컸다.
중국은 1월에 수출액 1774억7500만 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1월보다 11.2% 줄었다. 이 기간에 일본은 수출액 452억 달러로 12.8%, 대만은 221억9600만 달러로 12.9% 각각 감소했다.
지카바이러스에 시달리고 있는 브라질도 한국보다 수출액 감소폭이 작았다. 브라질은 1월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9% 수출이 줄었다.
한국의 수출 부진은 2월에도 계속되고 있다. 관세청이 집계한 2월 1~20일 누적 수출액은 221억6천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3% 감소했다.
한국의 수출액 감소폭은 시간이 지날수록 확대되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에 5269억 달러를 수출했다. 2014년보다 수출액이 8.0% 감소했다. 분기별로 따지면 1분기 -3.0%, 2분기 -7.3%, 3분기 -9.5%, 4분기 -11.9%로 감소폭이 계속 커지고 있다.
한국의 수출은 글로벌 경기의 부진에 따른 교역규모 축소에 영향을 받고 있다. 세계무역기구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교역액은 30조5440억 달러로 2014년보다 11.8% 줄었다. 교역액은 전 세계 국가들의 수출액과 수입액을 모두 합친 것이다.
특히 중국의 경기불안과 국제유가 하락이 직접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지난해 수출액 5270억 달러 가운데 1370억 달러를 중국에서 올렸다. 전체 수출액의 약 25%를 중국에서 내고 있는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국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6.9%로 2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경기 침체에 시달리고 있다”며 “올해도 경착륙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경제 전망이 좋지 않아 한국의 수출 부진도 계속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유가도 여전히 맥을 못 추고 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3월 인도분은 19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전날보다 1.13달러(3.67%) 하락한 배럴당 29.6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한국은 전체 수출품목 가운데 석유화학제품 등 유가와 관련된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7%에 이른다. 한국의 지난해 수출액 감소폭 가운데 64%가 유가 하락에 영향을 받은 품목에서 나왔다.
정부는 수출 지원책을 확대해 수출을 활성화할 계획을 세웠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인천공항에서 열린 전국 세관장회의에서 “수출 부진은 올해 한국 경제의 가장 큰 위협요소”라며 “지난해 감소세로 돌아선 수출을 올해에는 반드시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부총리는 관세환급 대상을 확보하고 할당관세 제도도 적극 실시하기로 했다. 또 자유무역협정(FTA)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규제 완화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