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사업자들이 이동통신 시장점유율 10% 돌파의 기세를 잇기 위해 다양한 판매전략을 내놓고 있다.
알뜰폰의 가장 큰 무기는 그동안 가격경쟁력에 국한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틈새시장을 노려 맞춤형 요금제를 내놓고 판매망도 다양하게 구축하고 있다.
16일 알뜰폰 업계에 따르면 고객 맞춤형 요금제를 내놓는 사업자가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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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텔레콤의 알뜰폰 자회사인 SK텔링크가 16일 050안심번호를 사용할 수 있는 '대리기사 요금제'를 출시했다. |
고객 맞춤형 요금제는 특수한 직군에 종사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내놓는 틈새전략의 일환이다.
SK텔레콤의 알뜰폰 자회사인 SK텔링크는 16일 ‘대리기사 요금제’를 내놓았다.
대리기사 요금제는 대리기사나 택배기사 등이 자주 쓰는 050안심번호를 사용할 수 있게 했는데 기존 서비스에 비해 가격경쟁력을 높였다.
050안심번호는 대리운전 기사나 택배기사 등이 실제 휴대폰 번호를 노출하기 꺼려할 때 사용하는 가상번호 체계다.
기존 050안신범호 서비스의 경우 월 제공 통화량이 50분가량에 불과했다. 통화량이 많은 대리운전 기사나 택배기사가 사용할 경우 추가요금 부담이 컸다.
하지만 SK텔링크가 내놓은 요금제는 월 기본료 2만8천 원에 050안심번호 부가통화를 300분 제공한다. 여기에 일반통화 120분이 무료로 제공되며 무제한 데이터도 2기가바이트(GB)를 사용할 수 있다.
알뜰폰업계의 특성상 ‘대리기사 요금제’와 비슷한 유형의 요금제가 조만간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군인과 해외출장이 잦은 이용자 등 특수 직군에 종사하는 이용자를 노린 틈새시장 전략이 치열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알뜰폰은 그동안 이통3사에 비해 30% 이상 싼 가격경쟁력을 주요 무기로 내세워 왔다. 알뜰폰은 이를 통해 지난해 도입 4년 만에 이통시장 점유율 10%를 넘기기도 했다.
이통3사도 지난해 군인을 대상으로 한 요금제를 출시하는 등 틈새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지만 가격 경쟁력을 갖춘 알뜰폰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통3사의 경우 수지타산을 맞추기 위해 알뜰폰 사업자에 비해 요금제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생활이 아닌 업무와 관련된 세컨드폰 구매자의 경우 가격경쟁력을 많이 따지기 때문에 알띂폰 맞춤형 요금제 인기가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뜰폰의 판매망이 다양해지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통3사가 휴대폰을 오프라인 대리점이나 전용 온라인 판매점 등에서만 판매하는 것과 달리 알뜰폰은 일찌감치 편의점을 비롯해 우체국, 대형마트 등으로 판매망을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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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고객이 알뜰폰을 구입하기 위해 서울시 종로우체국에서 상담원과 상담하고 있다. |
지난해에는 알뜰폰 사업자가 주축이 된 온라인 연합 판매망도 구축을 완료했다.
이런 판매망 다각화 전략도 알뜰폰 특유의 가격경쟁력과 결합돼 알뜰폰의 인기를 높이는 데 한몫 거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넥스텔레콤이 1월4일부터 우체국에서 판매를 시작한 A제로 요금제 상품이 대표적 사례다. 이 요금제는 이통 서비스 최초로 기본료를 없앴다. 게다가 접근성이 높은 우체국을 판매처로 활용하면서 가입자 유치에 크게 성공했다.
우체국에 따르면 1월 말까지 우체국에서 A제로 요금제 상품에 가입한 고객은 10만 명을 넘었다. 우체국은 고객이 너무 몰리자 설 연휴를 앞둔 2월4일에는 서비스 판매를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부기관도 알뜰폰을 활성화 하는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올해도 지난해처럼 알뜰폰이 인기 고공행진을 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