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제철이 상장폐지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동부제철 채권단은 상장이 폐지되도 동부제철의 회생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다고 보고 경영정상화를 추진하는 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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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수 동부제철 대표이사. |
동부제철은 2년 연속 50% 이상 자본잠식설에 대해 “아직 결산이 끝나지 않아 확정된 사항이 없다”고 16일 밝혔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전 동부제철에 자본잠식설과 관련해 조회공시를 요구하고 동부제철 주식의 거래를 정지했다.
동부제철은 상장폐지가 유력한 상황이다. 당장 자본잠식 상태를 해결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증권거래소 기준에 따르면 자본금 50% 이상이 잠식된 기업은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2년 동안 자본잠식률 50% 이상을 유지될 경우 상장이 폐지된다.
동부제철은 2014년 자본잠식률 81.3%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상태를 기록해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동부제철은 지난해 4분기에 영업흑자를 낸 것으로 추정되지만 자본잠식률을 극적으로 낮추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동부제철은 3월 말 지난해 사업보고서가 발표되면 자본잠식 여부가 최종적으로 확인된다. 이에 따라 동부제철의 상장폐지가 결정된다.
동부제철이 상장폐지를 피하려면 당장 자본금 확충이나 부채 탕감 등 방안이 필요하다. 하지만 상장폐지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왔는데 채권단은 별다른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
동부제철의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의 관계자는 “채권단에서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채권단이 추가로 자금을 투입해 당장 상장폐지를 막더라도 이후 원금회수가 어려울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관계자는 “상장폐지와 경영정상화는 별개의 문제”라며 “상장이 폐지되도 사업을 이어가는 데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 상장이 폐지되면 동부제철의 기업가치가 낮아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으로 채권단이 동부제철의 매각 등 회생방안을 추진하는 데에 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KDB산업은행 관계자는 “상장여부가 기업의 가치를 절대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동부제철이 실적개선을 통해 경영에 안정을 찾으면 동부제철의 인수를 긍정적으로 고려하는 기업도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제철의 채권단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동부제철의 매각을 추진했다. 채권단은 1월 말까지 인수의향서를 접수했는데 인수의사를 드러낸 기업이 나타나지 않았다.
동부제철은 2014년 7월 자율협약을 신청하며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해 현재 워크아웃 단계를 밟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