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원 농심그룹 부회장이 라면사업 수직계열화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농심그룹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해결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신동원 부회장은 본인이 자체사업 확대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동생인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이 힘을 보태는 방식으로 농심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한쪽에서는 신춘호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농심, 율촌화학. 농심캐피탈 주식을 3형제가 나눠 상속하는 것을 계기로 농심그룹의 계열분리가 빨라질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 방송 : CEO톡톡
■ 진행 : 곽보현 부국장
■ 출연 : 고두형 기자
곽 : 인물중심, 기업분석! CEO톡톡! 안녕하십니까. 곽보현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농심그룹의 지배구조와 관련해
신동원 부회장과 함께 두 동생인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의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신동원 부회장은 농심홀딩스 최대주주로 농심그룹에 안정적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농심그룹이 라면사업에서 수직계열화를 통해 성장하는 과정에서 일감 몰아주기 문제는 꾸준히 지적돼 왔습니다.
신동원 부회장이 고질적 문제인 일감 몰아주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고 : 안녕하세요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입니다.
곽 : 농심그룹이 라면사업을 바탕으로 2020년 최대실적을 거두면서 관련 계열사들도 성장하고 있습니다.
율촌화학이 포장재를, 태경농산이 라면스프를 담당하는 방식으로 수직계열화를 이뤘습니다.
수직계열화가 비용 효율화라는 장점을 지니고 있지만 농심이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농심그룹이 성장을 이어갈수록 일감 몰아주기 문제는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는데요.
신동원 부회장이 일감 몰아주기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까요? 일단 1년의 시간을 번 상황이죠?
◆ 신동원 부회장 1년 안에 농심 내부거래 줄일 수 있을까? 신동윤 부회장 역할도 중요
고 : 농심그룹이 2021년 5월 공기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신동원 부회장은 한숨을 돌렸습니다. 공정위원회는 1년마다 자산 5조 원을 기준으로 공시대상 기업집단을 지정하는데 농심그룹 비상장계열사 가운데 1곳을 농심그룹 계열사로 판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농심그룹 상장사인 농심홀딩스, 농심, 율촌화학의 성장세를 고려하면 2022년에는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2020년 말 기준 자산총액은 농심홀딩스 1조2481억 원, 농심 2조7255억 원, 율촌화학 6133억 원입니다. 상장사 3곳의 자산만 고려하더라도 4조5천억 원을 넘습니다.
곽 :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에 따른 공시 및 신고의무를 지고 일감 몰아주기 등과 관련해 규제를 받게 되는 만큼 1년 안에 내부거래를 줄여야 하겠군요.
신동원 부회장이 1년 안에 내부거래비중을 줄이기 위해 어떻게 노력하고 있나요?
고 : 내부거래를 줄이기 위해 계열사 자체사업을 키우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농심그룹 계열사 가운데 라면스프를 만드는 태경농산은 가정간편식으로, 포장재를 만드는 율촌화학은 전자소재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만큼 자체사업에서 성과를 낸다면 내부거래 비중을 줄이는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됩니다.
2020년 말 기준 태경농산의 내부거래 비중은 약 57%, 율촌화학의 내부거래 비중은 35%에 이릅니다.
곽 : 율촌화학은
신동원 부회장의 쌍둥이 동생인 신동윤 부회장이 맡고 있는 곳 아닌가요? 농심그룹이 내부거래를 줄이는데 신동윤 부회장의 역할도 중요한 셈이군요.
율촌화학이 전자소재 쪽에서 성과를 낸다면
신동원 부회장의 어깨도 가벼워질 수 있겠네요?
고 : 네, 율촌화학은 포장재에 사용되는 코팅기술을 바탕으로 전자소재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율촌화학은 2차전지 파우치필름, 광학필름 등을 생산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접는 디스플레이, 웨어러블기기에 적용할 수 있는 소재를 개발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신동윤 부회장은 해마다 90억 원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는 율촌화학 매출의 1.7%를 넘는 수준입니다.
곽 : 율촌화학의 연구개발 투자를 보면 신동윤 부회장이 전자소재사업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군요.
율촌화학이 소재부품 전문기업 인증을 받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우수기업연구소로 지정된 것을 보면 기술력을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겠군요.
2차전치 파우치필름은 어떤가요? 신동윤 부회장이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로 알고 있는데요.
고 : 신동윤 부회장이 전자소재사업과 관련해 2차전치 파우치필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20년 말 율촌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연구소에서 파우치필름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파우치필름은 배터리 내용물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데 일본 의존도가 높은 제품입니다. 율촌화학이 파우치필름에서 성과를 낸다면 전자소재사업부문의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곽 : 과연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일본과 기술격차를 얼마나 줄였을지가 관건이겠군요.
그럼 전자소재사업의 실적은 어떤가요?
전자소재사업에서 실적을 내야 내부거래 비중도 줄어들 것 같은데.
고 : 신동윤 부회장의 고민스러운 부분이 전자소재사업의 실적 부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율촌화학은 2020년 매출 5200억 원가량을 냈는데 포장사업부문이 75%, 전자소재사업부문이 25% 비중을 보였습니다.
1년 전과 비교해 전자소재사업부문의 비중이 5%포인트 줄면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신동윤 부회장이 2차전지파우치필름, 친환경 포장재 등에서 가시적 성과가 절실해 보입니다.
곽 : 신동윤 부회장 이야기를 한 김에 신동익 부회장 이야기도 한 번 해보죠.
신동익 부회장은 메가마트를 중심으로 엔디에스, 호텔농심, 농심캐피탈 등을 이끌고 있죠.
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 중심으로 소비행태가 변하면서 메가마트로 어려움을 겪고 있죠?
고 : 네, 그렇습니다.
신동익 부회장은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메가마트가 영업이익 100억 원대 이상을 거두며 경영능력에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2017년 영업손실 적자로 돌아선 뒤 2020년까지 적자를 이어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패션사업, 드럭스토어 등을 신사업을 통해 반등의 기회를 찾고 있지만 쉽지 않아 보입니다.
곽 :
신동원 농심 부회장이 자체사업 확대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이 힘을 보태는 방식으로 농심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계열분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죠.
고 신춘호 회장이 보유했던 지분을 어떻게 나누는지에 따라 계열분리 시점이 빨라질 수도 있구요.
◆ 신춘호 회장 지분 상속 계기로 3형제 계열분리 속도내나
고 : 농심그룹은 2020년 말 기준 농심홀딩스, 농심, 율촌화학 등 상장사 3곳과 메가마트, 태경농산, 농심엔지니어링 등 비상장사 17곳, 해외법인 16곳 등 모두 36개 회사로 이뤄져있습니다.
신동원 부회장이 식품사업을, 신동윤 부회장이 포장재사업을, 신동익 부회장이 유통사업을 이끌고 있는 상황에서 계열분리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습니다.
신춘호 회장이 보유하던 농심 주식 35만주(5.75%), 율촌화학 주식 334만7890주(13.5%). 농심캐피탈 주식 53만주(10%)를 3형제가 나눠서 상속한다면 계열분리를 위한 작업이 수월할 수 있습니다.
곽 :
신동원 부회장이 농심 주식을, 신동윤 부회장이 율촌화학 주식을, 신동익 부회장이 농심캐피탈 주식을 물려받는다면 각자 사업영역에서 지배력을 공공히 하는 동시에 계열분리를 위한 지분정리도 쉬울 수 있다는 이야기군요.
그런데 신동윤 부회장이 율촌화학 지분을 상속하더라도 여전히 농심홀딩스가 최대주주 아닌가요?
고 : 네, 그렇기 때문에 계열분리를 위해서 신동윤 부회장이 보유한 농심홀딩스 지분과 농심홀딩스가 보유한 율촌화학 지분 교환 과정이 필요합니다.
율촌화학 최대주주는 농심홀딩스로 31.94%를 들고 있는데 신동윤 부회장이 신춘호 회장의 지분 13.5%를 상속하더라도 27.43%에 그칩니다.
결국 신동윤 회장이 농심홀딩스로부터 율촌화학 지분을 사들여야하는데 이때 신동윤 부회장이 들고 있는 농심홀딩스 지분 13.18%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곽 : 그렇군요. 신동익 부회장은 이미 메가마트 지분 56.14%를 보유하며 사실상 계열분리를 마친 상황에서 농심홀딩스와 율촌화학의 지분정리만 끝나면 계열분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셈이군요.
계열분리와 맞물려 오너3세들의 움직임도 궁금하네요.
신춘호 회장에서
신동원 부회장으로 승계작업이 빨랐던 만큼
신동원 부회장 뒤를 이을 후계구도도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죠?
고 : 네, 그렇습니다.
현재
신동원 부회장의 아들인 신상렬씨가 농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신상렬씨는 1993년에 태어나 미국 컬럼비아대학교를 졸업하고 2019년 농심에 평사원으로 입사했습니다. 입사 1년 만에 대리로 승진하고 2021년 부장으로 승진하며 경영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신상렬씨는 농심홀딩스 지분 1.41%를 보유하고 있는데 누나인 신수정, 신수현씨보다 더 많은 지분을 들고 있습니다.
곽 : 농심은 장자승계 원칙을 따르는 만큼 신승렬씨 중심으로 후계구도가 갖춰지고 있군요.
율촌화학과 메가마트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겠군요?
고 : 맞습니다.
율촌화학에서는 신동윤 부회장의 아들 신시열씨가 지분 0.61%를 쥐고 있습니다.
최대주주인 농심홀딩스, 신동윤 부회장의 지분율이 그대로인 상황에서 신시열씨는 2020년 장내매수를 통해 지분율을 0.02%포인트 높였습니다.
메가마트에서는 신동익 부회장의 아들인 신승렬씨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신승렬씨가 2020년 농심홀딩스 지분 일부를 매각하면서 메가마트 지분을 매입하려는 움직임 아니냐는 시선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곽 : 네. 그렇군요.
신동원 부회장과 두 동생이 신춘호 회장 지분을 어떤 방식으로 상속할지 일감 몰아주기 문제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계열분리에 속도를 낼지 등을 지켜봐야겠습니다.
또 후계구도를 빠르게 구축하는 농심그룹의 특성상 오너3세들의 움직임도 살펴봐야겠습니다.
CEO톡톡
신동원 부회장 그리고 농심그룹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 끝까지 시청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