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키움증권에 따르면 4500억 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을 통해 자본을 늘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정확한 시기 등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4500억 원 규모의 전환상환우선주(RCPS) 발행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의 2021년 1분기 말 별도기준 자기자본은 약 2조7천억 원이다. 지난해 말 2조5천억 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
기 만에 2천억 원가량 증가했다.
키움증권은 1분기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3472억 원, 순이익 2668억 원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영업이익은 3256.2%, 순이익은 3887.4% 늘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1분기에 일평균 거래대금의 증가로 위탁매매 수익이 크게 늘었고 증시 호조에 따른 이자수익 및 자기자본투자(PI)부문에서도 호실적을 냈다”며 “개인투자자의 주식시장을 향한 높은 관심은 키움증권의 실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런 추세라면 키움증권은 영업활동을 통해 증가하는 이익잉여금만으로도 올해 안에 자기자본 3조 원을 넘기며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자기자본 3조 원 이상 증권사 가운데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은 곳을 말한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되면 기업에 신용공여를 하거나 헤지펀드를 상대로 자금운용에 필요한 신용공여와 증권 대차거래, 자문, 리서치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PBS)사업도 할 수 있다.
키움증권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도약하게 되면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 200%까지 가능해진다. 현재 키움증권은 자기자본의 100%까지만 신용공여를 할 수 있다.
키움증권은 개인투자자의 활발한 증시참여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데 위탁매매수수료수익 외에 신용공여 수익도 쏠쏠하게 올리고 있다.
지난해 키움증권이 신용공여로 벌어들인 수익만 1600억 원가량이다. 개인투자자의 증시참여가 활발한 데 따라 키움증권은 신용공여 한도를 거의 다 채운 상태지만 신용공여 한도가 늘어나는 만큼 추가 수익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 100%에서 200%로 늘어나더라도 100%를 초과하는 부분은 기업금융 관련 신용공여로 한정된다.
개인고객 위주의 영업모델을 보유한 키움증권으로서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도약하더라도 신용공여 한도가 증가하는 데 따른 효과를 온전히 누리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현 사장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에 만족하지 않고 유상증자를 통해 초대형투자은행(IB)까지 바라볼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키움증권이 4500억 원가량의 자본확충을 통해 몸집을 키우게 되면 그만큼 신용공여 한도도 늘어나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이 기준인 초대형투자은행(IB)으로 올라서게 되면 발행어음사업을 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게 된다.
발행어음은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초대형투자은행(IB)이자체 신용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안의 어음이다. 자기자본의 200%까지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데 대규모 자금력이 필요한 투자금융부문의 경쟁력을 키울 수있는 유용한 수단인 것이다.
투자금융부문을 키워 주식 위탁매매부문에 치우친 키움증권의 수익구조를 다각화하려는 계획을 세운 이 사장으로서는 발행어음을 통해 투자금융부문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
박해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올해 안에 별도기준 자기자본 3조원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자본증가는 다양한 비즈니스모델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