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헬스앤뷰티(H&B)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올해 들어 CJ올리브영이 오프라인 영향력을 온라인사업으로 확대하기 위한 작업을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헬스앤뷰티 기업들은 코로나19로 외출하는 인구가 줄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이에 따라 랄라블라나 롭스는 오프라인 매장을 축소했는데 CJ올리브영은 매장 수를 늘리면서도 유일하게 영업이익을 내며 2, 3위와 격차를 벌리고 있다.
CJ올리브영은 2021년 4월 기준 오프라인 매장 1259개를 보유하고 있다. 헬스앤뷰티업계 2위인 랄라블라의 매장은 124개로 CJ올리브영이 약 10배 더 많다.
구 대표는 오프라인 매장을 줄이는 대신 매장을 배송거점으로 삼아 온라인사업을 강화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온라인몰에서 구매한 상품을 3시간 안에 배송하는 ‘오늘드림’ 서비스가 대표적인데 최근에는 오늘드림의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3월부터 오늘드림 서비스 가능지역을 서울 일부 대형매장 인근 지역에서 서울 시내 25개 구 전역으로 확대했다.
CJ올리브영은 10일 온라인몰에서 구매한 상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찾아갈 수 있는 ‘오늘드림 픽업서비스’를 도입했다. 올해 3월에는 온라인몰 구매상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반품할 수 있는 ‘스마트 반품’서비스를 전국 주요 매장으로 확대했다.
CJ올리브영의 온·오프라인 연계 강화는 2022년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성장성을 부각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되고 있다.
오프라인 헬스앤뷰티 매장은 성장이 정체된 측면이 있지만 CJ올리브영은 70%가 넘는 독보적 시장 점유율을 활용해 온라인으로 진출해 지속성장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실제로 CJ올리브영은 오프라인 매장의 점포당 매출이 감소하고 있지만 온라인 비중이 상승하며 이를 만회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의 온라인 비중은 2020년 기준으로 약 18%인 것으로 파악된다.
김한이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CJ올리브영은 시장점유율 1위의 유일무이한 헬스앤뷰티 매장으로 코로나에19도 온라인 매출 확대가 매출을 지지하고 있음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며 “CJ올리브영은 이미 사전기업공개(pre-IPO)를 통해 1조8천억 원의 기업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고 말했다.
2014년 CJ올리브영과 CJ올리브네트웍스와 합병할 때 외부평가기관이 측정한 CJ올리브영의 기업가치는 2178억 원이었다. 7년 만에 CJ올리브영의 기업가치가 약 8배 오른 것이다.
CJ올리브영의 기업가치 상승은 CJ그룹의 승계작업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이 CJ올리브영 지분 11.09%를 보유하고 있어 이를 승계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장은 올해 3월 CJ올리브영 지분 일부를 사모펀드 글랜우드PE에 매각해 1018억 원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 부장이 올해 1월 CJ제일제당 글로벌비즈니스팀으로 복귀하면서 잠시 멈췄던 CJ그룹의 승계작업은 재개됐다.
구 대표는 2020년 코로나19로 유통업계가 최악의 상황을 보냈음에도 CJ올리브영의 실적 선방을 이끌며 이재현 회장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연말인사에서 CJ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대표들이 대거 교체됐음에도 불구하고 구 대표는 자리를 지켰다.
구 대표는 증권사 연구원 출신으로 CJ 기획팀장, 전략1실장을 거쳐 CJ대한통운과 CJ올리브네트웍스, CJ프레시웨이, CJCGV 등 주요 계열사 등기이사를 지낸 재무전문가다. 특히 몸담았던 기업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 대표는 2017~2018년 CJ푸드빌 대표를 맡았을 때 카페 브랜드 ‘투썸플레이스’를 물적분할하는 방식으로 상장전 외부투자(프리IPO)를 이끌어내며 CJ푸드빌의 자금난을 해결했다. 게다가 2017년 CJ푸드빌의 영업이익은 2016년보다 150.5% 증가했다.
구 대표는 CJ올리브영에서도 올해 상장전 외부투자를 통해 인수합병(M&A) 등 사업 확대를 위한 자금 1300억 원을 마련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CJ올리브영은 CJ그룹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계속할 가능성이 높다”며 “2022년 기업공개 뒤에도 안정적 경영권 승계를 위해서 CJ올리브영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적극적 행보를 보일 것이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