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이 올해도 폐기물처리회사를 사들이며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에 이어 2021년 1분기에도 매출이 크게 확대되면서 투자여력이 늘어나는 등 회사의 상황도 좋은 것으로 파악된다.
3일 아이에스동서에 따르면
권혁운 회장이 이번에 지분을 인수한 타운마이닝캄파니는 수익성이 낮고 매출 규모가 작음에도 투자를 단행한 데는 배터리사업과 관련된 폐기물 처리사업의 전망이 밝다는 판단이 깔렸을 수 있다.
아이에스동서가 전체 자금의 60%를 담당하며 최대 출자자로 참여하고 있는 아스테란인베스트먼트는 4월 타운마이닝캄파니 지분 100%를 385억 원에 인수했다.
권 회장은 배터리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른 점을 고려해 배터리 생산 과정에서 생기는 폐기물과 관련된 사업의 규모도 빠르게 커질 것으로 바라봤을 수 있다.
2020년 500억 달러를 넘긴 글로벌 배터리시장의 규모는 2025년 1600억 달러로 성장해 메모리반도체시장(1490억 달러)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2030년에는 배터리시장이 반도체시장 전체 규모를 추월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타운마이닝캄파니는 1998년 설립된 회사로 금속 폐기물 부스러기의 일종인 스크랩을 재가공해 판매한다. 배터리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스크랩으로 코발트화합물을 만들어내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아이에스동서는 "이번 지분 인수에서는 미래가치를 중요하게 바라보고 투자했다"며 "타운마이닝캄파니의 현재 매출과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등이 높지 않지만 투자와 시장 규모 확대 등을 통해 매출과 영업이익률을 모두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타운마이닝캄파니는 2020년 매출 264억 원, 영업이익 7억6200만 원으로 영업이익률은 2.8%를 나타냈다. 아이에스동서의 2020년 연간 영업이익률이 20%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수익성이 크게 낮다.
이번 인수에 따라 권 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미래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되면 폐기물처리 관련 회사들의 인수합병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아이에스동서 관계자는 "폐기물처리사업을 비롯한 친환경사업 투자를 계속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아이에스동서는 지난해에도 산업폐기물 처리회사 코엔텍을 인수하고 자회사 인선이엔티 아래로 건설폐기물 처리회사인 영흥산업환경과 파주비앤알 등을 붙여 수직계열화를 진행하는 등 폐기물처리사업을 중심으로 인수합병 적극 추진해 왔다.
아이에스동서가 신사업에 투자할 자금이 늘어나는 점은
권혁운 회장의 인수합병 행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아이에스동서가 주력사업인 건설에서 자체 개발사업의 매출이 본격화되고 폐기물처리사업과 프리캐스트 콘크리트사업도 활기를 띠면서 1분기 실적을 크게 늘렸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아이에스동서는 지난해 현금 및 현금성 자산 3842억 원으로 2019년보다 27.5% 불어나며 투자여력을 확보했는데 1분기 실적 확대에 따라 이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지주사인 아이에스지주를 중심으로 그룹이 대기업집단으로 신규지정되면서
권혁운 회장이 인수합병을 추진할 때 이전보다 조심스러워질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기업집단 현황, 대규모 내부거래, 비상장 회사의 중요사항, 주식 소유 현황 등을 모두 공시해야 하며 총수 일가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받게 돼 인수합병시장에서 행보가 위축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기업집단에 속한 회사가 중소벤처기업을 인수합병하게 되면 인수대상 회사도 7년 이후에는 중소기업 지위를 잃어 중소기업 관련 정부지원을 받지 못하는 어려움도 있다.
반면
권혁운 회장이 이번 공시대상기업집단 편입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볼 만한 측면도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대기업집단 지정으로 인지도가 상승해 건설사업에서 주택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는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에스지주와 관련회사는 자산 5조 원을 넘기면서 4월29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하는 공시대상기업 집단에 포함되면서 대기업집단으로 편입됐다.
이번 발표에서 부산에서 건설업을 시작한 형제기업인 반도건설과 아이에스동서가 나란히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는데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 형이고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이 동생이다. 반도건설은 지주사 반도홀딩스를 중심으로 대기업집단에 편입됐다.
권혁운 회장의 아들인 권민석 아이에스동서 사장은 지주사인 아이에스지주의 지분 30% 정도를 보유해 2대주주로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