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이 범농협 빅데이터 통합플랫폼 구축 및 농업 관련 종합정보시스템 개발 등을 통해 농업부문 디지털혁신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일각에서는 디지털 전환이 빨라지는 데 대비해 고령 농업인 등 디지털 소외계층의 디지털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시선도 나온다.
30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이성희 회장은 농협이 보유한 농업 관련 데이터를 활용해 디지털혁신을 농협사업 전반에 확산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안에 범농협 빅데이터 플랫폼의 개발을 마치기로 했다.
현재 농협에서는 금융계열사를 중심으로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는데 경제사업부문에서도 빅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농협하나로유통이나 농협사료 등의 계열사는 농업인과 접촉이 많은 만큼 농업 관련 정보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런 빅데이터를 통합 관리·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족하다.
NH농업인포털정보시스템도 하반기 구축을 목표로 두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NH농업인포털정보시스템은 빅데이터에 기반한 최신 영농정보와 농촌 생활정보 등을 한곳에 모아 농민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다.
농민들은 토양 기상 병충해 가격정보 재배기술 등을 디지털 기기로 습득하고 영농일지도 작성하기 쉬워진다. 지역 농축협은 조합원의 재배정보와 영농자재 수요, 출하계획 등을 데이터로 관리하고 과학적 영농지도를 할 수 있다.
농산물 도매가격 예측시스템 등 계열사가 보유한 데이터를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각종 서비스 개발도 추진하면서 디지털화가 농업 전반에 걸쳐 스며들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의 일환으로 연내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다만 구체적 일정이나 진행상황 등은 현재로선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취임 이후 줄곧 디지털 전환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4차산업혁명시대에 농업분야가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면 디지털농협으로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봤다.
이 회장은 27일 1분기 종합경영분석회의에서 "디지털혁신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며 “성과는 공유하고 미흡한 점은 보완해 농협의 100년 미래를 준비한다는 각오로 디지털혁신에 힘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올해 신년사에서는 “디지털혁신은 함께하는 100년 농협의 미래 성장동력”이라며 “디지털 확산이 빨라지는 상황에서 디지털 역량은 농업·농촌과 농협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차대한 요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이 회장이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낼 수록 고령 농업인 등 디지털 소외계층의 접근성을 높여야 할 필요성도 커질 수 있다.
고령층에게는 디지털기기를 활용해 영농정보를 얻는 과정 등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농가인구 가운데 고령층의 비율은 해마다 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9년 농가인구 가운데 65세 이상의 비중이 46.6%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NH농협은행이 디지털금융시대에 고령층을 위한 서비스를 강화하는 데 공을 들이는 것처럼 고령 농업인이 디지털화된 농업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NH농협은행은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에서 화면의 글자를 키우고 화면을 단순화한 ‘큰 글 뱅킹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텔레뱅킹에서는 ‘느린 말 서비스’를 도입해 느린 속도로 서비스를 안내하고 입력시간을 5초에서 20초로 늘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