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의 활용 가능성을 시험한다.
한국은행은 28일 발표한 ‘2020년 지급결제보고서’를 통해 2021년 3월 완료된 ‘CBDC 모의실험 관련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하반기에 모의실험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6월부터 디지털화폐 모의시스템을 실제환경이 아닌 가상환경에 구축하고 2022년 1월까지 테스트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제조, 발행, 유통, 환수, 폐기 등 디지털화폐 생애주기별 처리업무와 함께 송금, 대금결제 등 서비스 기능을 실험한다. 거래규모 증가에 따른 시스템 확장성과 복원성, 지급결제시스템 사이 상호운영성 등도 테스트한다.
개인정보보호와 데이터 위변조 방지를 위한 보안기술과 전자지갑 기반 기술 등을 디지털화폐에 적용할 수 있는지도 살펴본다.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의 지급서비스시장이 비교적 잘 발달돼 있어 가까운 시일에 디지털화폐를 발행할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바라봤다.
그러나 향후 현금 이용비중이 크게 낮아지고 민간 디지털화폐 이용이 널리 확산되면 안전하고 이용 편의성이 높은 디지털화폐 도입이 필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윤성관 한국은행 디지털화폐연구팀장은 이와 관련해 “모의실험은 발행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니라 연구 단계”라며 “도입 여부는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디지털화폐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것을 말한다. 민간에서 발행하는 가상화폐와 달리 법정화폐로 지위를 인정받는다.
한국은행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두고 화폐가 아닌 가상자산이라고 규정했다.
이종렬 한국은행 금융결제국장은 “한국은행뿐 아니라 대부분 정부와 중앙은행이 비트코인은 화폐가 아니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