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하는 방식으로 중간금융지주회사로 전환이 추진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생명이 금융지주회사로 바뀌면 글로벌 금융회사 인수 등으로 금융사업에서 수익성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삼성생명이 중간금융지주회사 전환을 마치려면 삼성전자 등 비금융계열사 지분을 매각하고 삼성증권 등 금융계열사 지분도 추가로 확보해야 해 사업 외적 불확실성도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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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 |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9일 “삼성생명이 중간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면 보험사업회사로서 경쟁력을 다시 평가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손 연구원은 삼성그룹에서 삼성생명을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하는 방식으로 중간금융지주회사 전환을 진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분할된 사업회사는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삼성물산이나 이재용 부회장에게 팔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생명은 현재 시가 12조 원 상당의 삼성전자 지분 7.21%를 보유하고 있다.
손 연구원은 “삼성생명 사업회사는 삼성전자 등 수익성 낮은 비금융계열사 지분을 매각해 자본효율성을 키울 수 있다”고 평가했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은 향후 글로벌 금융회사를 인수해 해외에 진출하려 한다”며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해 해외진출의 재원으로 활용한다면 자본을 효율적으로 쓰면서 새로운 성장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부터 베트남과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5개 국가를 대상으로 인수할 기업을 물색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도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의 해외 사업을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생명이 중간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면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와 전자계열사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보익 연구원은 “삼성생명이 중간금융지주회사로 바뀌면 보험, 증권, 카드업종을 총괄해 시너지를 강화하는 데 주력할 수 있다”며 “특히 정보통신기술(ICT), 금융공학, 생명공학 등 삼성그룹 차원에서 진행될 협력체제 강화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생명이 삼성카드 지분을 인수한 것이 재무건전성 강화에 기여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삼성생명은 삼성카드 지분 인수를 통해 지분율을 34.41%에서 71.86%로 늘렸다. 이에 따라 삼성카드는 삼성생명을 연결자회사로 편입하게 됐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이 그동안 지분법으로 평가했던 삼성카드를 연결자회사로 두게 됐다”며 “이 과정에서 삼성카드 주식을 장부가치보다 싼 1주당 3만5500원에 인수하기 때문에 약 9643억 원의 염가매수차익을 얻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삼성생명은 올해 9월부터 자회사의 자산, 부채, 자본 등의 건전성을 한꺼번에 평가하는 연결지급여력비율(RBC)을 적용받는다. 이 때문에 삼성생명의 재무건전성 하락이 염려됐지만 삼성카드 지분 인수로 대규모 염가매수차익이 발생해 손실을 보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삼성생명이 중간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할 경우 금융계열사 지분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상당한 자금 부담을 안을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생명이 금융자회사의 수익성 악화 때문에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중간금융지주사로 전환하려면 앞으로 삼성증권과 삼성화재의 자사주를 사들일 때에도 대규모 자금을 써야 한다”며 “삼성증권과 삼성카드 등의 수익성 전망이 밝지 않은 것도 부정적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카드는 최근 카드결제수수료 인하와 인터넷전문은행 등장 등 사업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매각설에 휩싸였다. 삼성증권도 다른 대형 증권사와 비교해 수익성을 크게 늘리지 못하고 있다.
삼성생명 주가는 29일 전날보다 500원(0.45%) 오른 11만 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삼성생명이 삼성카드 지분을 인수해 중간금융지주사 전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삼성생명 주가도 28일 10% 넘게 급등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