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보미 기자 sbomi@businesspost.co.kr2021-04-26 17:5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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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에서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제3후보’로 꼽히는 인물들이 몸을 풀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독주체제로 대선후보 경선이 시선을 끌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는데 제3후보들이 얼마나 선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왼쪽부터)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에서 이재명 지사, 이낙연 전 당대표, 정세균 전 총리 등을 빼고도 새로운 후보들이 움직이고 있다.
민주당 대선후보들은 현재 이재명 지사가 20%대 단단한 지지기반을 확보하고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낙연 전 당대표는 재보궐선거 패배 뒤 10%대 지지율을 오가며 반등의 계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지지율이 3~4%대에 그친다.
이런 독주체제는 대선 경선판의 흥행에 독이 될 수밖에 없다. 선두주자가 낙마하는 불의의 사태는 치명적이다. 여권 내부에서 이른바 ‘제3후보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이유다.
새 인물로는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이광재 의원, 박용진 의원 등에 시선이 몰리고 있다.
임 전 비서실장은 이날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3주년을 하루 앞두고 페이스북을 통해 “지방정부를 중심으로 남북교류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마련하자”고 말했다. 남북문제와 관련해 문재인 정부을 이어가겠다는 결의로 읽힌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첫 비서실장을 맡아 현정부의 개혁과제를 앞장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86운동권 그룹을 대표해 친문 표심을 끌어올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임 전 비서실장은 2019년 1월 청와대를 떠난 뒤 눈에 띠는 역할을 맡지 않았다. 그러나 필요할 때마다 목소리를 내왔다. 법원이 2020년 12월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처분 효력을 중지하는 결정을 내리자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께서 외롭지 않도록 뭔가 할 일을 찾아야겠다”고 적었다.
임 전 비서실장은 최근 지역을 다니며 바닥 민심을 청취하고 친문인사 등을 수시로 만나며 향후 역할을 두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광재 의원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시대와 당이 요청하면 제 역할을 다하려고 한다”면서 대선 출마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다만 지금은 선거 패배 뒤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의 마음 속에서 배워야 하는 시기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회의원 보좌진으로 시작해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냈다. 당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와 함께 ‘좌희정 우광재’로 불렸다.
이 의원은 2010년 보수의 텃밭이라던 강원도에서 처음으로 도지사에 당선되면서 강원지역의 중심 인물로 자리를 잡았다.
‘박연차 게이트’로 유죄를 확정받아 강원도지사직에서 7개월 만에 물러난 뒤 2019년 12월 문 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정계로 복귀했다. 이듬해 21대 총선에서 강원 원주시갑 의원에 당선돼 정치적으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 의원은 10년 만에 정계에 돌아온 만큼 청년과 서민 정책에 집중하면서 ‘정책 전문가’로서 운신의 폭을 넓히고 있다.
그는 이날 청년 세대들의 가상화폐 열풍을 두고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자산으로 보호해줄 수 없다는 최근 발언에 “정부가 내년부터 가상화폐에 세금을 매긴다는 건 실체가 있다는 것 아니냐. 이런 부분에서 국민이 신뢰를 갖기 어렵다”며 비판했다.
이 의원은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직을 제안받았지만 거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에서는 대선 출마에 확고한 뜻이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박용진 의원은 3월 대선 출마를 이미 밝혔다.
그는 3월7일 페이스북에서 “국민의 분노를 자아내는 불공정과 불평등에 맞서는 용기 있는 대통령이 필요하고 대한민국을 더 부강하게 만들고 국민이 행복한 나라로 만드는 지혜로운 지도자가 필요하다”며 “그 역할을 자임하고자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1971년 태어나 정치경력은 충분하지 않지만 확실한 정치 브랜드를 구축한 스타 정치인으로 꼽힌다.
박 의원은 2012년 민주당에 입당한 뒤 대변인을 2년 동안 역임했고 제 20대 국회에 입성해 경제민주화 등 재벌개혁 관련 의정활동에 강한 존재감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삼성 저격수’라는 별명도 얻었다.
이 밖에도 유치원 3법, 현대차 결함 리콜, 공매도 제도 개선, 이건희 차명계좌 세금 환수 등 굵직한 현안에 성과를 일궈왔다.
그는 최근 저서 ‘박용진의 정치혁명’를 통해 ‘모병제 전환’과 ‘남녀의무군사훈련’이라는 급진적 제안도 내놨다. 현행 징병제를 폐지하고 모병제로 전환하되 남녀 모두 40~100일 동안 기초군사훈련을 실시해 예비군으로 양성하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이들은 아직 뚜렷한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해보면 임종석 전 비서실장만 1%대 안팎의 지지율을 보이며 대선주자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의 행보가 차차기 대선을 위한 포석이라는 풀이도 나온다.
과거 이재명 경기지사가 2017년 대선 경선에서 비록 문 대통령에 졌지만 존재감을 알리는 데 성공했다. 지금의 이재명 지사가 있도록 한 발판이 된 셈이다.
이 밖에 최문순 강원도지사, 양승조 충남지사, 김두관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거나 물밑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