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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신한은행장 진옥동 라임펀드 경징계로, 무엇이 참작됐나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1-04-23 14:3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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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옥동 신한은행장이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과 관련한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소비자 보호체계 강화와 적극적 손해배상 등 노력을 인정받아 경징계 처분을 받는 데 성공했다.

진 행장은 라임펀드와 관련된 제재 리스크에서 거리를 두게 된 만큼 앞으로 신한금융에서 경영보폭을 더욱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오늘Who] 신한은행장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819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진옥동</a> 라임펀드 경징계로, 무엇이 참작됐나
진옥동 신한은행장.

신한은행 관계자는 23일 "금감원 제재심의위 결과를 존중한다"며 "앞으로 소비자 권익 향상에 힘쓰고 고객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안전한 은행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 제재심의위 징계결과가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확정되더라도 결과에 불복하지 않고 받아들이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금감원은 신한은행이 라임펀드 투자상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불완전판매 등 내부통제 부실 문제가 발생했다고 판단해 진 행장에 중징계인 문책경고를 사전통보했다.

그러나 제재심의위 논의를 거친 뒤 징계수위가 경징계인 주의적경고 수준으로 낮아졌다.

신한은행이 20일 이사회를 열고 라임펀드 투자자에 최고 80%의 투자금을 선지급하라는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 권고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한 일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은행보다 먼저 제재심의위를 거친 우리은행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도 분쟁조정위 권고를 수용한 뒤 징계수위가 사전통보된 직무정지에서 문책경고로 낮아진 사례가 있다.

다만 진 행장은 경징계를 받는 데 그쳐 직무 수행이나 은행장 연임 등에 제한을 받지 않게 됐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라임사태와 관련해 증권사보다 은행에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겠다는 태도를 보인 데 비춰보면 진 행장이 경징계 처분을 받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은행이 판매한 '플루토'와 '테티스' 등 라임펀드는 부실자산에 직접 투자한 반면 신한은행이 판매한 펀드는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등 투자구조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은행은 고객들에 판매한 라임자산운용 무역금융펀드가 일부 자산을 환매가 중단된 다른 펀드에 투자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주장을 꾸준히 펼쳐왔다.

금감원이 우리은행에서는 부당권유 행위가 이뤄졌다고 본 반면 신한은행은 내부통제 부실문제만 지적받았다는 점을 볼 때 신한은행의 이런 주장은 어느 정도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우리은행이 라임펀드 부실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던 상태에서도 투자상품을 계속 판매했다고 보고 있어 우리은행과 손 회장에 더 엄중한 제재를 결정했을 가능성이 크다.

신한은행은 상품 판매 과정에서 투자자 성향을 임의로 조정하거나 상품에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완전판매 등 내부통제 부실문제만을 지적받았다.

신한은행에서 라임펀드를 주로 판매한 시기가 2019년 상반기로 진 행장이 취임한 지 몇 개월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는 것도 온전히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의견에 힘을 실은 것으로 분석된다.

진 행장은 결국 2019년부터 이어지고 있던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한 리스크를 털어내고 활발한 경영활동을 재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진 행장이 신한은행장 임기 만료 뒤 연임에 도전할 수 있고 2022년 말 진행될 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 추천위원회에서 다음 회장 후보군에 포함될 가능성도 열리게 됐다.

금감원 제재심의위가 신한금융지주 및 조용병 대표이사 회장을 향한 징계수위도 사전통보된 내용보다 한 단계 낮춰서 내놓은 만큼 진 행장은 마음의 짐을 덜게 될 수도 있다.

신한금융지주가 사전통보된 대로 기관경고 처분을 받았다면 약 1년 동안 금융당국 승인이 필요한 신사업에 진출하거나 인수합병을 할 수 없어 중장기 사업전략에 큰 차질이 빚어질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리스크도 해소된 만큼 진 행장은 신한은행 라임펀드 사태로 그룹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는 일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신한은행은 지난해부터 올해 1분기까지 실적에 라임사태로 발생할 수 있는 손해배상 등 예상 비용을 모두 반영한 만큼 앞으로 실적에 라임펀드와 관련된 불확실성의 영향을 받지 않을 공산이 크다.

다만 진 행장은 그동안 라임사태 후속조치로 내놓은 신한은행 소비자보호체계 강화조치를 효과적으로 자리잡도록 해 소비자 신뢰를 되찾을 수 있게 진정성을 보여줘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금융위에서 신한은행 징계가 확정되면 3개월 동안 투자상품 판매 등 일부 업무를 중단해야만 하고 당분간 투자상품 판매를 더 소극적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악재가 될 수 있다.

진 행장은 결국 금감원 제재심의위를 계기로 소비자 보호에 더 힘쓰는 동시에 투자상품 수수료 수익에 신한은행의 의존을 낮추고 해외사업과 디지털 신사업 등에서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데 더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진 행장은 금감원 제재심의위를 앞두고 임직원들에 소비자 보호체계 강화를 최우선으로 해달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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