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희 세종시장이 네이버의 제2데이터센터 착공을 계기로 세종시 재정 건전성 우려를 덜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는 재정을 주로 취득세에 의존하고 있는데 그동안 재정 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왔다.
세종시와 네이버는 22일 세종시 집현동 4-2생활권 도시첨단산업단지에서 네이버 제2데이터센터인 '각세종' 기공식을 열었다.
각세종은 네이버의 두 번째 데이터센터로 첫 번째 데이터센터인 ‘각춘천’보다 6배 가까이 크다. 각세종의 면적은 29만3697m
2이며 각 춘천은 5만4229m
2이다.
각세종의 부지면적은 페이스북이 싱가포르 서부에 설립할 계획을 세운 아세안 메인 데이터센터의 17만m
2보다 더 넓을 만큼 크다.
네이버는 각세종에 6500억 원을 투자해 2022년 12월까지 공사를 마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세종시와 네이버가 2019년 12월에 데이터센터 건립과 관련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할 때 투자규모는 5400억 원 수준이었는데 더 늘어난 셈이다.
대전세종연구원은 각세종 건설에 따라 생산 유발효과 7천억 원가량, 부가가치 유발효과 2500억 원가량, 취업 유발효과 3천 명가량 등 경제적파급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추정했다.
각세종이 각춘천보다 부지가 6배가량 큰 것을 고려하면 네이버가 앞으로 세종시에 납부할 지방세가 250억 원 이상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춘천시는 각춘천 덕분에 네이버를 통해 지방세로 연 80억 원가량을 거두고 있다.
이 시장은 이번 데이터센터 유치를 통해 세원 확보로 숨통이 조금 트일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는 2020년 예산을 기준으로 재정자립도 59.3%를 보여 서울시(76.1%) 다음으로 재정자립도가 높다. 하지만 대부분의 세원을 변동성이 큰 ‘취득세’에 의존하고 있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상병헌 세종시의원은 2월 열린 제67회 임시회에서 “2021년 공급예정 주택 수는 7861가구로 2020년보다 일시적으로 취·등록세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앞으로 3년 동안 주택 공급물량은 2만1381가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대략 2022년부터는 전년보다 10%가량 주택 공급물량이 줄어드는 것이다.
'신생도시'인 세종시는 지방세에서 취득세가 치지하는 비중이 최근 5년 동안 평균 46.4%이었다. 다른 시·도 평균의 27%를 훌쩍 넘는다.
반면 세종시의 세출예산 규모는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2020년 세중시 기능별 재원별 세출예산’을 보면 세종시의 예산 가운데 ‘국토 및 지역개발’ 지출 비중이 18.4% 수준으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 6.4%와 비교해 3배에 달하는 수치다. 도로와 교통 등 지역개발과 관련한 행정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세종시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세종시는 공공건축물 유지관리비로 2020년에 1200억 원을 투입했는데 2030년에는 이 비용이 2500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세종시가 2019년부터 발행한 지방채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시선도 나왔다. 2022년부터 상환해야 하는 지방채는 이자를 포함 2천억 원가량인 것으로 파악됐다.
데이터센터가 한 번 들어서면 20년 이상 운영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시장의 어깨가 한결 가벼워 질 수 있다.
그동안 이 시장은 네이버의 제2데이터센터 유치에 온 힘을 기울였다.
네이버는 2013년 춘천에 데이터센터를 지은 뒤 두 번째 데이터센터 부지를 찾았다. 공모 당시 전국 154곳이 의향서를 내고 96곳이 제안서를 최종 제출했다.
이 시장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유치를 확정했다. 그 뒤 매주 네이버,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정례회의를 개최하며 신속한 행정절차 처리를 지원했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이날 기공식에서 “네이버의 제2데이터센터 각세종이 건립·운영되면 세수 증대와 고용창출 등 지역경제에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며 “네이버가 납부하는 지방세가 우리시 재정에 큰 보탬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