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과 오찬을 함께 했다. <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론을 놓고 국민 공감대와 국민통합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2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국민의힘 소속인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이 참석한 오찬에서 이렇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전직 대통령 두 분이 수감돼 있는 일은 가슴 아프다. 두 분 모두 고령이고 건강도 안 좋다고 해서 안타깝다”면서도 “국민 공감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국민통합에 도움이 되도록 작용해야 한다. 이 두 가지를 함께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연합뉴스에 전했다.
박 시장은 이날 오찬에서 “전직 대통령은 최고시민이라고 할 수 있는데 마음이 아프다. 큰 통합을 재고해 달라”고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건의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사면 건의에 관한 동의나 거절 차원의 말씀은 아니었던 것 같다”며 “대통령이 사면권을 절제해 사용해온 만큼 그런 관점에서 얘기한 것 아닌가 한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다”며 “사면의 대전제는 국민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 국민이 공감하지 않는다면 사면이 통합의 방안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관한 사면 문제는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도 이날 전직 대통령의 사면이 필요하다는 뜻을 전했다.
오 시장은 이날 청와대 오찬 뒤 서울시청에서 브리핑을 통해 “여러 가지 현안에 대해 말씀 나눴고 중점적으로 몇 가지를 건의드렸다”며 “두 분 전직 대통령의 사면문제를 언급했다”고 말했다.
그는 “마음속으로 이 주제에 대해 생각하고 식사 자리에 임했는데 박 시장께서 먼저 말했다”면서 “두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한 원론적 내용의 문 대통령의 답변이 있어 저 역시 같은 건의를 드리려고 생각하고 있었다는 말만 드렸다”고 덧붙였다.
이날 낮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오찬은 문 대통령이 제안하고 두 시장이 응해 성사된 첫 만남이다. 두 시장 모두 국민의힘 소속으로 문 대통령이 야당 인사만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비공개로 이뤄진 오찬에서는 전직 대통령 사면문제 외에도 코로나19 사태와 부동산 문제, 민생경제 회복 등 주요 현안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