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가 국내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를 놓고 인수를 위한 물밑경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웹소설시장의 주도권을 잡으면서 신인 작가의 콘텐츠 확보에도 적극 뛰어들려는 것으로 보인다.
20일 투자금융(IB)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네이버와 카카오가 문피아 경영권을 사들일 수 있는 후보로서 거명되고 있다.
네이버는 문피아 지분과 경영권 인수를 위해 국내 투자사 1곳과 컨소시엄을 꾸린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문피아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데는 문피아를 품에 안으면 국내 웹소설시장에서 확실한 선두에 오를 수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웹소설 이용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웹소설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4천억 원으로 2013년 100억 원에서 40배가량 커졌다.
웹소설업계에서는 2020년 기준으로 시장 규모가 6천억 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향후 몇 년 안에 1조 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웹소설시장에서 문피아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뒤를 이어 3위 플랫폼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문피아는 2002년부터 운영된 웹소설 플랫폼이다. 현재 사모펀드 S2L파트너스와 KDB캐피탈 컨소시엄에서 세운 문피아투자목적회사가 문피아 지분 64.42%를 보유하고 있다.
매달 평균 페이지 조회 수는 1억 건 이상, 방문자 수는 40만 명에 이른다. 이에 따른 기업가치는 현재 3천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문피아 자체의 수익성도 양호한 편이다. 지난해 매출 417억 원, 영업이익 73억 원을 올렸는데 2019년보다 매출은 45.2%, 영업이익은 38.8% 늘어났다.
네이버나 카카오 가운데 1곳이 문피아를 인수한다면 웹툰이나 영상화에 필요한 오리지널 웹소설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도 더욱 손쉬워질 수 있다.
문피아는 역사가 오래된 데다 무료 연재가 가능한 만큼 국내 웹소설 작가들의 등용문 격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활동하는 작가 수만 4만7천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유명 웹소설 ‘전지적 독자 시점’도 2018년 1월 문피아에서 연재를 처음 시작했다. 그곳에서 누적 조회 수 1억 건을 넘어서는 등 크게 흥행하면서 네이버와 카카오 등으로 진출하게 됐다.
전지적 독자 시점은 네이버 웹툰으로 가공돼 글로벌 흥행을 나타냈고 최근에는 영상화도 진행되고 있다.
문피아 인수와 관련해 네이버 관계자는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