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1월 28개사에 마이데이터사업 본허가를 내준 데 이어 3월 말 2차 마이데이터사업 허가를 위한 사전신청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이 2월 초 실시한 마이데이터사업 사전 수요조사에서 80여 개 기업이 참가 의사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마이데이터시장을 놓고 참여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지만 카카오페이가 마이데이터사업 허가를 언제 받을 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카카오페이는 1차 마이데이터사업 예비허가 심사에 멈춰있기 때문이다. 앞서 1차 마이데이터사업 예비허가를 신청했지만 대주주 적격성 문제 때문에 보완이 필요해 심사가 보류됐다.
금감원은 카카오페이 지분 43.9%를 보유한 2대주주 알리페이싱가포르홀딩스의 대주주 적격성을 확인하기 위해 서류를 요청했지만 중국 금융당국으로부터 서류를 전달받지 못했다.
이는 카카오페이가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 만큼 기약없는 기다림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1차 예비심사 과정에서 보류된 상황이어서 2차 예비심사 대상이 아니다"며 "보류된 이유가 해결돼야 다시 심사가 재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류 대표는 올해 사용자 분석을 통한 '개인 맞춤형 자산관리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는데 마이데이터사업 허가가 나지 않아 차질을 빚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2월5일부터 개인 신용정보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를 중단했다.
류 대표가 마이데이터사업 허가를 기다려 순차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해 보인다.
카카오페이는 올해 안에 기업공개를 마무리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만큼 기업가치를 끌어올려야 할 필요성이 크다. 증권업계에서는 카카오페이 기업가치를 10조 원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류 대표는 마이데이터사업 허가를 받을 때가지 개인고객에 맞춤형 자산관리서비스를 선보이는 데 앞서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 확대에 우선적으로 집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는 투자, 보험, 대출을 핵심 사업 축으로 삼고 각각의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류 대표는 보험부문에서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디지털 손해보험사를 설립하고 카카오 공동체의 여러 서비스들과 연계된 상품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투자부문에서는 카카오페이증권의 모바일 주식거래시스템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펀드 투자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자리잡고 있어 모바일 주식거래시스템을 출시해 투자영역을 넓힐 것"이라며 "해외주식 거래시스템과 국내주식 거래시스템 가운데 어떤 것을 먼저 선보일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올해 상반기 내에는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 대표가 카카오페이증권을 통해 국내 최초로 국내 주식 소수점 거래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소수점 거래는 주식 거래의 최소 단위를 1주에서 소수점으로 낮춰 매매하는 방식이다.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 등이 규제샌드박스(규제유예제도)를 적용받아 해외 주식 소수점 거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국내 주식 소수점 거래서비스는 없다.
류 대표는 4일 '국내 주식 소수점 매매 토론회'에 참석해 "개인투자자들은 자산가에 비해 포트폴리오 투자가 어렵기 때문에 국내주식 소수점 매매를 대안으로 제시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카카오페이는 17일 카카오뱅크와 신용평가모형 개발 및 고도화를 위해 데이터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류 대표는 대출부문에서 대안신용평가모형을 구축하고 있는데 카카오뱅크의 데이터를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카카오페이는 상반기 안에 후불결제사업 승인을 준비하고 있는데 우선적으로 후불결제서비스에 대안 신용평가모형을 적용한다.
대안 신용평가모형은 금융 데이터에 비금융데이터를 접목한 신용평가모형이다. 카카오페이는 금융이력이 부족한 씬파일러들의 신용등급도 평가해 다양한 금융사와 제휴하는 등 대출서비스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지난해 말 콘퍼런스에서 발표한 대로 투자, 보험, 대출을 금융사업의 3개 축으로 삼아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며 "중국 금융당국에서 서류를 보내주는 대로 마이데이터사업 허가 심사도 재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