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한수원 안팎에 따르면 정 사장은 이집트 엘다바 원전사업 참여를 러시아와 협의하기 위해 출국했다.
정 사장은 1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일요일 14일 자정쯤에 인천공항을 출발해 두바이를 거쳐 카이로 공항에 막 도착했다”며 “제3국의 노형임에도 EPC(설계, 조달, 시공)와 아웃소싱을 시도하기 위한 중요 이정표를 완성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엘다바 원전사업은 이집트가 수도 카이로 북서쪽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엘다바 지역에 이집트 역사상 처음으로 원전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이 사업은 2028년 상업운전을 목표로 1200MW 규모의 원전 4기를 건설하며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공사를 시작한다. 사업비는 200억 달러(약 23조 원)가 투입된다.
엘다바 원전사업은 한국전력공사에서도 수주를 노렸던 프로젝트였지만 2015년 러시아 원자력공사 로사톰이 수주에 성공했다.
정 사장은 러시아와 협의를 통해 엘다바 원전사업에서 터빈 건물, 옥외 시설물 등의 EPC부문에 참여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정 사장은 엘다바 원전사업을 위해 2019년 한수원의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해외사업본부 밑에 이집트사업 추진팀을 꾸리기도 했다.
엘다바 원전사업의 참여는 원전 건설뿐만 아니라 원전 전주기사업으로 진출을 모색하는 정 사장의 계획과 맞닿아 있다.
정 사장은 그동안 원전을 운영하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주력사업인 원전 건설뿐만 아니라 새 먹거리로 원전설비 개선과 기자재 공급, 운영, 해체 등의 시장을 개척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세계 원전 전주기시장 규모가 앞으로 20년 동안 1천억 달러(약 113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시장 전망도 밝은 편이다.
정부도 정 사장의 해외원전 수주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일 원자력, 국제통상, 외교, 안보 등 관련 분야 민간 전문가로 꾸려진 ‘원전수출 자문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원전수출 자문위원회는 수출현안 및 미래 수출동력 확보를 위한 전략모색 등 역할을 맡게 된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정 사장은 이집트 방문이 확정되기 전인 2월23일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이집트 엘다바 원전의 진척사항으로 또 한번 해외에 나갈지도 모르는 상황이 돼서 기쁘기도 하고 답답함이 밀려오기도 한다”며 “우리 원전 생태계를 위해 가야 한다면 가야지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