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2016년 새해가 밝았다. 기업들도 새해 힘찬 도약을 꿈꾸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단이 뽑은 새해의 한자는 도약의 의미를 담은 ‘뛸 도(跳)’다. 지난해의 한자는 ‘어려울 난(難)’이었다.
새해에도 경영환경이 녹록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정부가 기업구조조정의 칼을 빼들었고 저유가 등 글로벌 환경도 우호적이지 않다.
2016년 업종별 기상도를 대표기업들의 현안과 과제를 중심으로 짚어봤다. 어느 기업과 경영인이 가장 높이 도약하는 한해를 만들까?
연재순서는 다음과 같다.
[1]중공업/박용만 김승연 허창수, 2016년 직면한 과제는?
[2]전자/이재용, 삼성의 신사업 가능성 보여줄까
[3]자동차/정몽구, 현대차 제너시스 글로벌 진출에 올인한다
[4]유통/신동빈 정용진 정지선, 유통업 성장정체 해법 고심
[5]금융/한동우 윤종규 김정태, 절박한 새로운 수익원 발굴
[6]이동통신/장동현 황창규 권영수, 이통통신 체질개선에 총력전
[7]제약/임성기, 한미약품 대박신화 이어갈까 |
|
|
|
▲ 왼쪽부터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황창규 KT 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
올해 이동통신 시장의 전망은 밝지 않다.
올해도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체제가 지속돼 이통사들이 신규고객 확보에 애를 먹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말기 구입 행태도 갈수록 ‘실속화’ 되고 있다. 올해 화웨이나 샤오미 등 중국산 중저가 스마트폰의 공급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점도 같은 매락이다.
여기에다 올해 알뜰폰의 돌풍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체국은 최근 ‘기본료 0원’ 요금제를 선보여 선풍적 인기를 얻고 있다.
모두 이통시장의 정체를 점치게 하는 요소들이다.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황창규 KT 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등 이통3사의 수장들은 올해 저마다 성장정체에서 탈출할 길을 놓고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 장동현, SK텔레콤 사업구조개편에 박차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은 올해 사업구조 개편에 매달릴 것으로 보인다.
장 사장은 지난해 “SK텔레콤을 2018년까지 플랫폼 사업자로 변화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해가 SK텔레콤의 체질을 바꾸는 한해였다면 올해는 사업구조 개편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SK텔레콤은 지난해 SK브로드밴드를 ‘완전자회사’로 삼았다. SK텔레콤은 2월부터 자회사인 SK플래닛을 모두 3개의 별도법인으로 분할해 완전자회사로 삼는 작업에 들어간다.
2월에 SK플래닛을 커머스 사업만 담당하는 법인과 플랫폼사업을 하는 법인으로 쪼개고 그 뒤에 플랫폼 법인에서 T스토어 사업을 분리한다.
SK텔레콤은 또 CJ헬로비전 인수와 SK브로드밴드와 합병도 순조롭게 끝내야 한다.
|
|
|
▲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
장 사장이 추진하는 사업구조 개편의 핵심은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전문성을 높여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장 사장은 신년사에서 ‘빠른 변화’를 요구했다. 환경이 급변하는 만큼 빠르게 변화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사업구조 개편의 방향과 일치하는 발언이라고 할 수 있다.
장 사장이 추진하는 사업구조 개편의 첫 단추는 CJ헬로비전의 순조로운 인수다.
미래창조과학부와 공정거래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등은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하게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여부를 살펴보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의 반대가 워낙 강하기 때문이다.
◆ 황창규, KT의 수익성 회복
황창규 KT 회장은 올해 임기 3년차를 맞는다. 올해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재신임 여부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황 회장은 그동안 KT의 구조조정에 주력했다. 또 KT에서 ‘공기업 조직문화’를 벗겨내는 데 힘썼다.
KT 계열사 규모는 50개를 넘겼으나 이제는 40개 수준으로 줄었다. 대규모 인적 구조조정 작업도 마무리됐다.
그 결과 KT는 재무구조를 개선했다. 지난해 못한 현금배당도 올해부터 재계하기로 했다.
황 회장에게 남은 과제는 황 회장이 설정한 성정동력에서 성과를 낼 뿐만 아니라 주력사업인 통신사업에서 수익을 회복하는 것이다.
특히 통신사업의 부진탈출은 시급한 과제다. KT는 지난해 분기마다 매출이 2014년 같은 기간보다 후퇴했다.
황 회장은 지난해 연말 실시한 조직개편에서 통신사업에 힘을 실었다.
|
|
|
▲ 황창규 KT 회장. |
황 회장은 통신사업을 총괄하는 ‘매스(MASS) 총괄’과 경영지원을 모두 책임지는 ‘경영지원 총괄’을 신설했다. 한 마디로 ‘통신 서비스를 판매하는데 온 힘을 쏟고 그에 필요한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담은 셈이다.
황 회장이 통신사업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유선사업에 힘을 쏟는 것도 주목된다.
황 회장은 KT가 전국에 구축을 완료한 막강한 유선 인프라가 큰 자산이라고 본다. 그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기가토피아’ 전략의 기본이 유선망에서 시작된다.
황 회장은 기존 초고속 인터넷과 궤를 달리하는 ‘기가인터넷’ 사업을 지난해 본궤도에 올린 것을 시작으로 올해는 기가급 속도에 기반한 네트워크 서비스를 더욱 확대한다.
◆ 권영수, LG유플러스 ‘DNA' 바꾸기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매미가 껍질을 벗고 뱀이 허물을 벗듯이’ LG유플러스도 고정관념을 벗어날 것을 주문했다.
권 부회장이 LG유플러스를 맡은 첫해인 올해 강조하는 것은 근본적 변화다.
그는 LG유플러스가 이통시장 만년 3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탈꼴찌가 아니라 1등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마디로 LG유플러스의 DNA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권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에서 쌓은 사업경험을 LG유플러스에 접목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으로 나온다.
권 부회장은 그동안 기업고객을 상대로 한 사업에서 높은 성과를 거뒀다. 그는 LG디스플레이에서 애플과 손을 잡았고 LG화학에서 전기차기업 테슬라에 차량용 배터리 납품에 성공했다.
|
|
|
▲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
권 부회장의 LG유플러스에도 이런 성공 DNA를 심으려 할 공산이 크다. LG유플러스가 기업고객을 상대로 한 B2B사업의 비중을 높일 수 잇는 것이다.
스마트카(커넥티드카) 사업도 권 부회장이 육성할 가능성이 높은 사업으로 꼽힌다. 권 부회장이 LG화학에서 테슬라와 협력해 전기자동차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스마트카 사업은 이용자가 차량의 각종 정보를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로 편리하게 살피고 이를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뼈대로 한다.
이통사가 네트워크 기술력을 바탕으로 충분히 도전해볼 수 있는 사업인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권 부회장 아래에서 단기간에 반등의 계기를 잡기는 힘들 것”이라며 “권 부회장도 취임 첫해인 올해는 신사업 발굴에 주력하면서 회사 전반의 효율성을 강화하는데 중점을 둔 경영을 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