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충희 기자 choongbiz@businesspost.co.kr2021-02-09 15:3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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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엠케이가 한세실업에서 한세예스24홀딩스 자회사로 둥지를 옮기고 올해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다.
한세그룹 창업주 김동녕 회장의 장녀인 김지원 한세엠케이 대표는 온라인 유통을 강화하고 성장 가능성이 큰 골프 브랜드를 키우는 데 주력한다.
▲ 김지원 한세엠케이 대표이사.
9일 한세엠케이에 따르면 올해 한세그룹 온라인 유통계열사 예스24와 연계를 더 강화하고 라이브커머스와 같은 새로운 유통채널도 개척하기로 했다.
한세엠케이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온라인TF팀을 구성해 마케팅 채널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며 "기존 온라인쇼핑몰 위주의 판매 채널을 라이브쇼핑이나 펀딩몰까지 폭넓게 영역을 확대해 다양한 소비 형태에 접근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세엠케이는 그룹 자체몰인 아이스타일24를 벗어나 젊은 세대들이 주로 찾는 패션 편집숍 무신사, 29CM 등을 찾아 기획전을 펼치기도 했다.
한세엠케이는 예스24가 운영하는 패션 온라인몰 아이스타일24를 통해 온라인 사업을 꾸려가고 있다.
한세엠케이는 지난해 12월 모회사였던 한세실업의 품을 떠나 지주사 한세예스24홀딩스의 자회사가 됐는데 김석환 한세예스24홀딩스 부회장이 예스24 대표를 겸하는 점을 고려하면 한세엠케이가 온라인 유통회사인 예스24와 연계를 통해 온라인 사업을 더 강화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김지원 대표는 성장 가능성이 큰 골프의류에도 힘을 싣고 있다.
한세엠케이는 2016년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와 2019년에는 미국 남자프로골프투어 주관단체인 PGA TOUR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골프의류를 판매하고 있다.
한세엠케이는 골프의류 브랜드 LPGA와 PGA TOUR 브랜드를 프로선수와 숙련자용 브랜드로 홍보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이를 위해 8명의 여성 프로골퍼와 1명의 남성 프로골퍼를 후원하고 있다.
올해는 2월에는 방송인으로 활동하는 박세리씨를 후원해 중장년층 고객을 대상으로 홍보효과도 노리고 있다. 향후 남성 프로골퍼를 중심으로 스폰서십 계약을 확대한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한세엠케이는 골프의류사업을 놓고 단순히 옷을 파는 수준을 넘어 엔터테인먼트사업 수준으로 끌어올리려고 한다.
지난해 11월에는 경기도 남양주시에 매장과 골프 시타실, 후원 선수들의 의류와 소장품을 만나볼 수 있는 팬 공간 등을 갖춘 체험형 매장 'PGA TOUR & LPGA 골프웨어'를 개장했다.
한세엠케이 관계자는 "2018년 이후 한세엠케이의 후원을 받는 선수들의 누적 우승이 17회에 이르러 좋은 옷이 최고의 성적을 만든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며 "2021년에도 고객들에게 신선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체험형 매장과 같은 접점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골프의류시장의 전망은 밝다. 최근 젊은 골퍼들이 늘었고 특히 지난해에는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국면에서 비대면 스포츠로 골프가 주목을 받기도 했다.
2020년 코로나19에 따른 오프라인사업 악화로 많은 패션기업들의 실적이 뒷걸음질 친 가운데 크리스에프앤씨, 코웰패션 등 골프의류 전문회사들은 오히려 실적이 늘기도 했다.
김지원 대표는 한세엠케이 실적 반등을 위해 변화를 서두르고 있다.
지난해 한세엠케이 대표 업무를 시작하면서 한세엠케이의 구조적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준비작업에 매진했으나 코로나19로 한계에 부딪혔다. 모회사인 한세실업까지 OEM사업이 부진에 빠지면서 도움을 기대하기도 힘들었다.
한세엠케이는 TBJ, NBA, 버카루, 앤듀 등 중저가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오프라인 매출비중이 90% 이상으로 높다.
이런 한세엠케이의 사업구조는 2015년 이후 경기 악화로 패션시장이 해외명품과 패스트패션 중심으로 양분되고 유통채널도 온라인쇼핑몰과 라이브커머스와 같은 새로운 유통채널로 이동하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한세엠케이는 한세예스24그룹에 인수된 뒤 2017년 이후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2017년 연결기준 매출 3289억 원, 영업이익 95억 원을 거뒀으나 2019년 매출 3075억 원, 영업손실 239억 원을 내며 영업수지 적자에 빠졌다.
패션업계는 한세엠케이가 2020년 코로나19 상황까지 겹치면서 실적이 더 악화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지원 대표는 지난해 10월 열린 사업계획설명회에서 “한세엠케이는 2020년까지 적자가 불가피하나 2021년에는 흑자전환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지난해 12월 지주사 한세예스24홀딩스는 한세실업의 부담을 덜고 한세엠케이에는 실질적 도움을 주기 위해 한세엠케이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한세예스24홀딩스는 경영자금을 출자하는 식으로 한세엠케이를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한세그룹 창업주 김동녕 한세그룹 회장의 셋째(장녀)다. 1981년 서울에서 태어나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심리학과 경영학을 전공했다.
2008년 예스24에 입사해 2017년 8월 한세엠케이 경영지원본부장 상무, 2019년 2월에는 한세엠케이 전무로 승진한 뒤 같은 해 12월 한세엠케이 대표이사에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