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2일 하루 만에 영업은 다시 재개됐지만 군부 쿠데타로 정부 당국의 공무원들이 대거 교체된 것으로 파악되면서 혼선이 예상된다.
KB미얀마은행은 1월27일 미얀마 경제수도 양곤에서 외국계 은행 최초로 문을 열었다.
하지만 불과 일주일만에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로 정국이 요동치며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 놓이게 됐다.
KB국민은행은 앞서 2020년 12월23일 미얀마 중앙은행으로부터 현지법인 설립 최종인가를 획득했다. 외국계 은행이 미얀마 현지에 법인을 설립한 것은 KB국민은행이 첫번째 사례다.
미얀마는 인구 5500만 명 수준으로 1인당 명목 국내 총생산(GDP)이 1245달러에 불과한 작은 시장이다. 그러나 지난 10년 동안 평균 GDP 성장률이 7%에 이르러 아프리카를 제외하면 최대 잠재력을 지닌 시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허인 은행장은 미얀마은행 개점식 개회사에서 "아세안의 지정학적 요충지이자 풍부한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미얀마에서 KB미얀마은행은 주택금융, 디지털금융, 기업금융, 인프라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 도전적 사업 확대를 구상하고 있다"며 "특히 디지털과 주택금융 역량을 십분 발휘해 미얀마 주택금융 전문은행으로서 입지를 다져나가고 미얀마 고객의 평생금융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8년 전부터 미얀마시장에 진출하며 은행사업 확대를 준비해 온 만큼 이번 사태에 더욱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미얀마는 50여 년 동안 군부독재 체제에서 외국은행에는 문호를 개방하지 않다가 2011년 총선 이후 처음으로 문을 열어줬다.
이에 KB국민은행은 2013년 양곤사무소 개설하고 미얀마 건설부 및 주택건설개발은행과 협력체계를 구축하며 미얀마 주택금융 정책의 성공적 안착과 서민주택 보급에 힘썼다.
이번 쿠데타로 미얀마가 10년 전 군부시절로 회귀한다면 KB미얀마은행의 영업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1일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1월 치러진 총선에서 부정이 있었다며 1년 동안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 주요인사들을 구금했다.
이에 더해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입법, 사법, 행정부 권력을 모두 장악하고 장차관을 대거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KB국민은행은 현지와 핫라인을 구축하고 사태가 전개되는 상황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일로 신흥시장 리스크가 크게 부각되면서 KB국민은행이 추진해오던 동남아시장 확대 전략도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및 선진국과 비교해 아직까지 민주주의 전통이 약한 동남아에서 언제 리스크가 터져나올 지 모른다는 우려는 꾸준히 제기돼왔다. 특히 최근 2030 젊은층의 정치의식이 깨어나면서 이런 흐름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현재 KB국민은행은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등에 진출해 있다.
베트남은 공산주의체제로 지금까지 정부 주도 아래 경제성장을 이뤄왔지만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개혁 요구가 나오고 있다. 캄보디아 역시 37년간 장기 통치를 이어온 훈센 총리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이에 더해 KB국민은행이 동남아 진출의 구심점으로 삼기위해 2020년 8월 인수한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이 대규모 소송에 휘말린 점도 신남방정책에 부담이다.
현재 부코핀은행은 이전 대주주 보소와그룹이 제기한 1조6천억 원대 민사소송을 앞두고 있다.
KB금융지주는 1월25일 "보소와그룹이 유상증자와 국민은행의 부코핀은행 경영권 인수가 인도네시아 현지 법령 등을 위반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인도네시아 금융감독당국과 KB국민은행을 공동피고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고 공시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2020년 9월 기준으로 부코핀은행의 총자본금이 8천억 원 수준인데 1조6천억 원은 터무니 없는 규모다"며 "정확한 계산 근거도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