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사전회생계획제도(P플랜)에 들어간다.
예병태 쌍용차 대표이사 사장은 28일 쌍용차 협력업체 비상대책위원회와 간담회를 열고 “안타깝지만 마힌드라가 고집을 부리는 바람에 협상이 결렬돼 P플랜으로 가게 됐다”며 “29일부터 HAAH오토모티브와 P플랜으로 가려고 하며 현재 계약서 문구를 협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전회생계획제도는 채무자 부채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채권을 가진 채권자나 채권자의 동의를 얻은 채무자가 회생절차가 개시되기 전까지 법원에 사전회생계획안을 제출하고 이를 법원이 인가해 진행하는 구조조정방법을 말한다.
미리 회생계획안을 마련해 놓은 뒤 법정관리에 들어가기 때문에 회생계획안 제출에만 4개월 넘게 걸리는 통상적 회생절차보다 회생에 걸리는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쌍용차는 HAAH오토모티브와 사전회생계획제도 가동이라는 큰 틀에서 합의를 한 만큼 현재 진행하고 있는 투자협상을 마무리하는데 집중하기로 했다.
쌍용차는 합의안을 토대로 채무변제계획 등이 담긴 사전회생계획안을 마련해 2월 안에 법원에 정식으로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는 간담회에서 협력업체들에 4월 말까지 사전회생계획제도를 끝내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사전회생계획제도에 들어가려면 상거래 채권단인 협력업체의 동의를 필수로 받아야 한다.
쌍용차는 협력업체 비상대책위원회에 29일 만기가 돌아오는 2천억 원 규모의 어음을 상환할 수 없는 상황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만기가 돌아오는 어음은 2020년 12월21일 기업 회생 신청 이전의 자재 대금이다.
쌍용차의 350여 개 중소 부품 협력사로 구성된 쌍용차 협동회는 2020년 10월부터 쌍용차에서 받지 못한 납품 대금이 5천억 원 이상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쌍용차 협력업체 비상대책위원회는 토론 끝에 쌍용차의 회생을 위해 사전회생계획제도 돌입과 어음 만기연장을 수용하기로 했다.
쌍용차는 2월1일부터 부품 협력사들의 공장 가동중단을 막기 위해 차량 판매대금을 받아 일주일 단위로 현금을 지급해 주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