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시대의 본격화에 기업대상사업 확대에 더욱 속도를 내며 무게 추를 B2B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는 경쟁사들과 사뭇 다른 모습으로 풀이된다.
31일 LG유플러스에 따르면 2021년 1월부터 황현식 대표 아래 새로운 조직체제로 운영하면서 생긴 가장 큰 변화로 CEO 직속의 신규사업추진단이 생긴 점이 꼽힌다.
황 내정자는 조직개편을 통해 ‘신사업 발굴’을 최우선 경영과제로 꼽으며 신사업분야들로 구성한 별도의 조직을 만들었다.
LG유플러스 신규사업추진단 특징으로는 교육과 헬스케어, 보안 등 기존 사업들에 5G,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을 적용해 사업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조직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스마트시티, 드론 등 5G시대 대표적 신사업으로 꼽히는 영역은 신규사업추진단이 아닌 기업사업부 아래 솔루션 관련 부서들이 그대로 담당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자율주행 등은 지속적으로 준비해 미래를 대비하는 사업이지만 당장 내년에 매출이 생길 수 있는 사업은 아니다”며 “실질적으로 실적은 기존 사업에서 나오기 때문에 기존 사업과 연계할 수 있는 영역, 가까이 눈앞에 있는 데 중점을 두고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코로나19에 따른 생활의 변화로 스마트교육, 스마트헬스케어 등 비대면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정부도 올해 7월 한국판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하며 비대면산업과 연계되는 디지털뉴딜에 2025년까지 38조5천억 원을 투입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2020년 3분기까지 벤처캐피탈(VC)들이 스마트교육, 스마트헬스케어, 스마트금융과 비즈니스, 물류·유통 등 비대면산업분야에 투자한 금액은 전체 투자액의 47%에 가까웠다.
LG유플러스는 이미 인터넷TV 등을 통한 비대면 교육서비스 ‘U+아이들나라’, ‘U+초등나라’ 등으로 성과를 내고 있고 생애주기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건강관리 서비스사업부문에서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의 미래 먹거리를 B2C시장에 바탕을 두고 찾는 것은 단기간에 사업화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도 있지만 황 내정자의 ‘시장을 주도하려면 고객의 마음을 잡아야 한다’는 경영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황 내정자는 LG유플러스가 통신업계 3위 기업인만큼 경쟁자들과 소모적 경쟁보다 고객에게 직접 다가가는 전략이 효과적이라고 바라본다.
앞으로 5G 미래사업을 준비하는 데도 B2C를 바탕으로 한 시장에서부터 LG유플러스의 5G 생태계를 넓혀가는 것이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B2C시장은 황 내정자가 20여 년 동안 통신사업에서 경력을 쌓아오면서 많은 성과를 내며 두각을 보인 분야이기도 하다.
황 내정자는 2005년 LG텔레콤의 휴대폰 판매채널을 도매영업이 아닌 고객에게 직접 혜택을 주는 소매영업 중심으로 전환하는 일을 주도했고 LTE, 5G사업 전략에서도 일반소비자들과 밀접한 분야의 서비스부터 공략해나갔다.
황 내정자는 2018년 12월 LG유플러스의 5G사업 계획과 마케팅 전략 발표회에서 “4G 도입 때는 '역사를 바꾼다'는 강한 슬로건을 내걸었으나 지금은 고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이런 선택을 할 때 큰 용기가 필요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황 내정자는 5G통신환경 구축으로 이동통신기업이 급격한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는 때 LG유플러스의 새로운 선장을 맡으면서 또 한 번 경쟁사들과 다른 선로를 선택했다.
B2C분야로 꼽히는 5G 신사업의 성과를 B2B사업의 디딤돌로 키워내는 것은 황 내정자 경영능력을 입증하는 데 핵심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2020년 3분기 기준 기업 인프라 등 B2B사업부문 매출비중이 15%에 불과하다. 5G시대 성장 잠재력이 큰 B2B시장에서도 후발주자로 따라가는 처지에 놓이지 않으려면 5G B2B 신사업에도 속도를 내야 할 것이란 시선이 많다.
황 내정자는 LG유플러스 내부 승진으로 대표이사에 오르는 첫 번째 인물이다. 그룹 안에서 현장과 영업에 정통한 통신 전문가이자 영업 전문가로 꼽힌다.
LG텔레콤 시절부터 20여 년을 통신사업에 몸담으며 LG그룹 통신사업의 굵직한 도약점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황 사장은 LG유플러스가 2016년 이동통신 가입자 1200만 명을 돌파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2017년 임원인사에서 유일하게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2020년 인사에 사장으로 올라섰다.
황 사장은 1991년 LG 회장실에 입사해 LG그룹에 합류한 뒤 1999년 LG텔레콤 사업개발팀 부장을 맡았다. 그 뒤 LG텔레콤 영업지원, 영업전략 등을 거쳐 지주회사 LG로 자리를 옮겼다.
2014년 LG유플러스에 복귀한 뒤에는 MS(Mass Service)본부장, PS(Personal Service)본부장 등을 맡으며 모바일사업을 이끌어왔다.
2020년 조직개편을 통해 새롭게 만든 컨슈머사업총괄 사장에 올랐고 11월25일 LG그룹 인사에서 LG유플러스 대표이사에 내정됐다. 2021년 주주총회를 거쳐 대표이사에 오른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