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2020-12-18 14:16:27
확대축소
공유하기
LG전자 최상위 전략 스마트폰이 1년 만에 다시 국내에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올해 선보인 매스프리미엄(준프리미엄) 스마트폰 벨벳의 반응이 좋지 않자 내년에는 가장 사양이 높은 제품을 앞세워 국내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 LG전자 스마트폰 '벨벳'. < LG전자 >
18일 LG전자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내년 최상위 스마트폰 출시국가에는 올해와 달리 한국이 포함될 것으로 파악된다.
이미 국내 이동통신사 전산망에 해당 제품 ‘LG레인보우(가칭)’가 등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애초 프리미엄 스마트폰 브랜드로 V시리즈와 그보다 한 단계 아래인 G시리즈를 운영해 왔다.
하지만 최근 새로운 브랜드 전략에 따라 제품마다 알파벳과 숫자의 조합 대신 고유의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다.
LG레인보우는 3월 출시됐던 마지막 V시리즈 V60씽큐를 계승하는 제품으로 파악된다. 5월 나온 벨벳은 G시리즈의 맥을 이은 준프리미엄 제품이다.
LG전자는 스마트폰 브랜드를 재편하면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출시국가도 이원화했다.
올해 벨벳은 국내외에 모두 선보였지만 V60씽큐는 미국과 유럽 등 해외에만 내놨다.
5G시장이 안정화한 국내는 더욱 저렴한 준프리미엄으로 공략하고 5G 확산 초기인 외국에서는 확실한 프리미엄 제품을 내세워 소비자를 사로잡겠다는 전략이었다.
이런 방침이 레인보우의 국내 출시로 1년 만에 바뀌게 되는 배경에는 야심차게 선보였던 벨벳의 부진이 있다.
LG전자는 온라인 패션쇼 등 눈에 띄는 마케팅을 통해 벨벳을 홍보해 왔다. 물방울 카메라, 타원형 단면 '3D 아크 디자인' 등 벨벳의 독특한 디자인을 내걸었다.
문제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경쟁사 중급 스마트폰과 사양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벨벳은 스마트폰 두뇌 역할을 맡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 스냅드래곤765를 탑재했다. 이는 삼성전자 갤럭시A51 5G에 탑재된 AP 엑시노스980과 비슷한 성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벨벳의 출고가격은 89만9800원, 갤럭시A51 5G의 출고가격은 57만2천 원으로 차이가 컸다. 높은 가격대로 인해 벨벳은 기대와 달리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 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벨벳이 막 출시된 2분기에도 LG전자 국내 점유율은 13%에 그쳐 1분기 16%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3분기에는 한 자릿수 점유율을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LG전자가 최근 가로로 돌리는 스마트폰 윙을 내놨고 두루마리형(롤러블) 스마트폰 등 특이한 형태를 갖춘 스마트폰을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프리미엄 제품 판매량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벨벳과 같은 바(막대)형 스마트폰이다.
LG전자가 레인보우를 통해 국내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는 일이 절실한 이유다.
레인보우는 중급 AP를 채택한 벨벳과 달리 차세대 AP 가운데 가장 성능이 높은 스냅드래곤888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별도 부가장치로 스타일러스 펜을 지원한다는 말도 나온다.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5회 전자·IT의 날’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MC사업본부(모바일)가 올해 성공적으로 원가 절감을 했다”며 “내년에는 프리미엄 중심으로 좀 더 성장하고 질적 개선을 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