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와 신협이 오픈뱅킹 참여를 앞두고 은행이나 핀테크기업의 앱에 고객을 빼앗길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새마을금고와 신협도 모바일뱅킹앱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공을 들였지만 오픈뱅킹서비스를 선점한 시중은행 등과 경쟁이 쉽지 않아 보인다.
▲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왼쪽)과 김윤식 신협중앙회장. |
11일 상호금융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오픈뱅킹이 새마을금고와 신협에 기회보다는 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선이 우세하다.
은행과 핀테크기업의 앱이 종합자산관리를 넘어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마을금고와 신협이 오픈뱅킹 참여로 고객 이탈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는 것이다.
오픈뱅킹은 모바일금융 애플리케이션 이용자가 하나의 앱만으로 모든 은행의 계좌조회, 이체 등의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11월 말 기준 새마을금고 모바일뱅킹앱 가입자는 175만 명이다. 새마을금고 고객이 2천만 명을 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존 고객 가운데 모바일뱅킹앱을 이용하는 비중이 10%도 되지 않는다.
새마을금고의 고객 가운데 고령층이 많아 모바일뱅킹에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20대, 30대 고객조차 모바일뱅킹으로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
2019년 말 기준 새마을금고 고객 가운데 20대는 156만 명, 30대는 297만 명이다.
신협은 연령별 고객 수를 공개하지 않지만 새마을금고와 처한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협 이용자는 1300만 명을 넘었는데 모바일뱅킹앱 가입자는 64만 명 수준이다.
새마을금고와 신협은 오픈뱅킹서비스 도입 앞두고 모바일뱅킹앱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공을 들였다.
새마을금고는 5월 바이오인증을 도입하고 간편이체 기능을 담은 새 모바일뱅킹앱을 선보였다.
신협은 1월부터 새 모바일뱅킹앱에서 비대면으로 조합원으로 가입할 수 있고 출자금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새마을금고와 신협이 오픈뱅킹서비스를 시작하더라도 시중은행앱에 새마을금고나 신협 계좌를 연동해 오픈뱅킹서비스를 이용할 공산이 크다.
시중은행이나 핀테크기업의 앱과 비교해 편의성 측면에서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중은행은 모바일뱅킹앱에 조회, 이체서비스뿐 아니라 자산관리, 외화환전 등 부가서비스까지 담고 있다. 오프라인 영업점을 모바일로 옮겨놓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금융위원회의 규제완화로 음식주문, 쇼핑 등 생활금융서비스 제공까지 바라본다
새마을금고와 신협은 지역을 기반으로 한 대면영업에 초점을 맞춰 성장한 만큼 시중은행보다 디지털 전환에 늦게 눈을 돌렸다.
앞으로 예금, 적금계좌 등으로 오픈뱅킹서비스의 범위가 점점 넓어지는 만큼 새마을금고와 신협이 고객 이탈을 막을 방안을 찾는 데 고심이 깊을 수 있다.
시중은행들은 1년 전부터 오픈뱅킹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새마을금고와 신협은 22일부터 오픈뱅킹서비스를 시작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9월 누적 기준으로 오픈뱅킹서비스를 통해 79조 원이 옮겨졌다. 서비스 가입자는 5천만 명을 넘어섰으며 등록계좌도 7천만 개에 이른다.
상호금융업계 관계자는 “오픈뱅킹에 참여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오픈뱅킹이 고객을 늘릴 수 있는 기회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고객 확대보다는 기존 고객들의 편의성을 높인다는 관점에서 오픈뱅킹을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12월부터 신협, 새마을금고뿐 아니라 저축은행, 증권사, 우정사업본부, 카드사 등이 오픈뱅킹에 참여해 고객 확보 경쟁을 벌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